스키장 자외선 알아야 후회 없다 - 수분 보호막 꼼꼼히…

눈부신 설원을 쏜살같이 내달리는 스키의 짜릿함은 겨울에 놓칠 수 없는 즐거움. 그러나 차갑고 날카로운 바람, 건조한 공기, 강한 자외선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스키장이야말로 피부 손상을 피할 수 없는 곳이다. 스키장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선 스키를 타기 전후 꼼꼼한 피부 관리가 필요하다.

스키장에서 방심하기 쉬운 것 중 하나는 자외선 차단이다. 일반적으로 겨울엔 자외선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키장에서 쬐는 자외선은 여름철 바닷가보다 강렬하다. 직접 내리쬐는 햇빛 뿐만 아니라 반사된 햇빛에도 노출되기 때문이다. 모래사장의 햇빛 반사율이 5~20%인 반면, 눈 바닥은 85~90%에 달한다.
예인피부과 선릉점의 최병익 원장은 “스키장에서의 장시간 자외선 노출로 피부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며 “자외선은 피부의 멜라닌 색소를 빠르게 증가시켜 기미·주근깨 생성 및 악화 원인이 된다”고 귀띔했다.

기미·주근깨 악화시키는 멜라닌 색소
또 자외선은 피부암이나 피부 노화의 주범이므로 스키장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줘야 한다. SPF(자외선차단지수) 30 이상의 제품을 스키 타기 20~30분 전에 바르고 2~3시간마다 덧바른다. 평소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쓰지 않는 남성이라도 스키를 탈 때엔 주의를 기울여야 후회가 없다.
스키장은 주로 고산지대에 있어 강한 바람과 건조한 공기로 인해 피부가 수분을 잃고 거칠어지기 쉽다. 탈수 현상이 심하면 피부가 갈라지기도 한다. 특히 눈가와 입술은 피부가 얇고 예민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 원장은 “눈가 피부는 수없이 반복되는 움직임과 유해환경, 스트레스로 인해 쉽게 탄력을 잃고 조기노화 현상을 보일 수 있는 부위”라며 “아이크림을 충분히 발라주고 UV 코팅이 된 선글라스나 고글로 눈가를 보호해줄 것”을 당부했다.

입술 역시 얼굴에서 유일하게 피지선이 없는 부위여서 스키장의 찬바람에 혹사당할 우려가 있다. 입술 보호제를 수시로 발라 입술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얼굴엔 로션이나 크림을 평소의 1.5배 정도 발라 촉촉하게 유지시켜 준다. 스키 타는 중간 중간 따뜻한 물을 마셔 몸속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다.
피부가 장시간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접촉하면 기능이 둔화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다. 이때 피부가 붉어지며 민감해지는데, 바로 안면홍조다. 오랜 시간 스키를 타고 난 뒤 실내로 들어왔을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경험이 그것이다.

안면홍조는 온도가 낮을 때 혈관이 수축됐다가 온도가 올라가면 급속히 확장되기 때문에 나타난다. 한번 늘어진 모세혈관은 저절로 회복이 되지 않으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맨 얼굴로 스키를 타면 증상이 악화되므로 얼굴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스키장을 다녀온 후엔 지친 피부를 진정시키고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클렌징한다. 각질이 생겼더라도 피부가 예민한 상태이므로 딥 클렌징은 피한다. 이후 화장솜에 화장수를 듬뿍 적셔 얼굴에 올리면 피부를 진정시켜줄 뿐만 아니라 수분 공급 효과도 있다.

안면 홍조증은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
피부가 심하게 거칠어졌으면 스팀 타월로 얼굴을 감싼 뒤 기초 제품으로 수분을 공급하고 에센스와 영양크림을 발라 가볍게 마사지 해준다. 보습팩도 효과적이다.
피부가 화끈거리고 갈라지는 증상이 있으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EGF(피부 재생 보습 치료)와 칙칙한 피부톤을 개선시켜주는 바이탈 이온치료를 병행하면 정상 피부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외선으로 인해 심해진 기미와 주근깨는 로테이션 필링이나 이라이트로 치료할 수 있다. 안면홍조증은 혈관을 안정시켜주는 레이저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최 원장은 “스키를 타기 전후 가장 중요한 것은 보습과 자외선 차단”이라며 “요즘엔 스키장에 가기 전 레이저를 이용해 피부를 보호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도움말=예인피부과 선릉점 / 02-557-4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