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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대 大選후보 백기완씨 집 빚갚으려 내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13,14대 대통령선거「민중후보」였던 백기완(白基玩.통일문제연구소장.63)씨가 복덕방에 집을 내놓은지 1년이 넘었으나 원매자(願買者)가 나서지 않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의 표현대로「아내의 핏물이 섞인 집」이자 딸 둘,아들 내외,손자등 일곱식구의 유일한 안식처를 처분하지 않으면 안되게된 원인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이라는 것을 주변사람들은 잘알기 때문이다. 매물은 「기자촌」(記者村)으로 불리는 서울시은평구진관외동175의 대지59평.건평19평 단층집.방 세개의 이 건물은지은지 20년이 넘어 낡았지만 야트막한 동산을 끼고있어 그런지마당이 평수보다 널찍해 보이고,등나무도 여름철이면 운 치가 그만이다. 〈사진참조〉 무엇보다 그 흔한 여관 한채 눈에 띄지 않는 脫유흥 순수전원풍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집을 포기하게 만든 빚의 원천은 白씨가 민주화.반독재민중운동이라는 이문없는 「사업」을 평생「경영」하면서 누적된 부채다.
5共초반 군사정권으로부터 당한 혹심한 고문의 후유증을 달래기 위해 14차례에 걸쳐 1년이상 병원신세를 지면서 빚 이 쌓이기시작했고 대통령선거에 두번 출마,방송유세 비용등을 마련하려고 급전을 끌어쓴 것이 빚의 덩치를 늘렸다.갚는다고 갚았지만 2억5천만원에서 빚이 더 줄지 않았다.
이러한 사연이 조금씩 알려진 뒤 1년동안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半.동정심半으로 집을 찾아 둘러보았지만 모두가 그뿐이었다고 주변사람들은 전한다.은행 세곳과도 담보대출상담이 거의 성사단계에까지 갔다가 소유주의 남편이「백기완」이라는데 이 르러 한결같이 난색을 표하며 돌아섰다.
빚을 갚기 위해 그는「운동가」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단돈 만원』이라는 상업성 액션영화 시나리오까지 작년11월 탈고했지만,선뜻 제작에 나서는 영화사가 없었다.
지난해 1월 통일문제연구소에서 만난 그는『아내가 평생 국교선생으로 박봉을 쪼개 일군 보금자리를 내놓게돼 몹시 미안하고 아쉽다』고 했다.그러나 1년후 그는 『돈을 빌려준 친구.친척들이점점 멀어지는 같아 그동안 한숨만 늘었다』며 초 조한 빛을 감추지 못한다.받고 싶은 집값은 3억5천만원.악성부채 1억5천만원을 먼저 갚아줄「고마운 분」이 있으면 나중에 집이 팔리는대로변제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762)0017.
洪承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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