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사퇴 JP 자택에서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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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金鍾泌)민자당대표는 19일 오전 자택에서 전격적으로 당대표직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金대표는 이날 『차나 한잔 하자』며 기자들을 부른뒤 『당사에안 나가겠다.어제까지 예정됐던 것은 일단 고수했다.없어진 민자당의 당기를 3당합당 때 주역의 한 사람이었던 노태우(盧泰愚)前대통령의 영식에게 넘겨줌으로써 당대표로서의 할 일을 다했다』고 선언했다.
이어 金대표는 『10일 김영삼(金泳三)총재와 만났을 때 나는내 길을 간다고 얘기했다.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겠지만 나는 내 생각대로 내길을 걸어왔고 나의 길을 걸어 갈 것』이라고 되풀이 했다.표정은 담담했지만 비장함이 깔려 있었 다.
金대표는 또 『오늘 의사당 안에 있는 대표위원실과 당사의 대표위원실 문을 닫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내 생각대로 걸어갈 것이며 그 외에는 할 얘기가 없으니 그렇게만 알면 된다』고 부연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어제 대구행 문제로 왈가왈부가 있었는데.
『그저께까지는 오라 마라는 소리가 없었다.어제 아침 비서실장이 안가면 어떠냐고 문정수(文正秀)사무총장이 건의해왔다는 얘기를 전해주었다.그 사람들이 그런다고 안갈 이유가 없지 않으냐.
그래서 노재헌(盧載憲)위원장과 정호용(鄭鎬溶)대구 시지부장에게확인해보니 『무슨 소리입니까.그런일 없습니다.내려와 주십시오」라고 했다.』 -어제 행사에 참석을 강행한 이유는.
『3당이 구국적인 차원에서 합당할 때의 상징적인 민자당기를 盧대통령의 영식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사실상 민자당은 끝나는 거다.어제 행사는 예정대로 간 것인데 당대표로서 마지막 행사로 생각한다.나는 내 생각대로 했다.』 -국회와 당사의 두 방을 문닫는다는 뜻은.
『두 방은 이제 내 방이 아니라는 뜻이다.』 -탈당을 하겠다는 것인지.
『나는 내길 가겠다고 얘기만 했다.다른말 붙이지 말아달라.』-의원회관에는 계속 나갈 것인지.
『의원회관에 왜 안나가요.의원회관은 내 방이오.』 -미국은 예정대로 갈 것인지.
『미국은 예정대로 가며 갔다와서 언제 할지 모르지만 날 택해서 할 말 하겠다.어제 대구에 마지막으로 내 고집세워 간것은 당기를 넘겨주고 깃대의 수명을 다하는 것을 지켜보려는 뜻이었다.어제로서 대표로서는 막내린것이다.』 -대표직을 그만두는 소회는. 『나중에 말하겠다.』 -민자당이 끝났다는 뜻은.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내일 부터 할 일은.
『나를 프리하게 해주시오.탈당한다고는 얘기 안했다.당대표로서마감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金基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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