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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4번홀 뚝심 버디 120위 초프라의 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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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피 말리는 네 차례 연장 끝에 통산 2승째를 따낸 초프라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하와이 AP=연합뉴스]

대니얼 초프라(스웨덴)가 미국 PGA 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초프라는 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의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8언더파로 연장에 돌입, 네 번째 홀에서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를 물리쳤다. 초프라는 세계랭킹 120위, 연장전을 벌인 스트리커는 5위였다.

 초프라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행운을 얻었다. 상대 스트리커의 이글 퍼트가 공교롭게도 초프라의 볼 마크에 맞고 홀에서 멀찌감치 밀려나 파에 그쳤기 때문이다. 초프라의 볼 마크는 동전이 아니라 카지노 칩처럼 두꺼운 플라스틱 제품이다. 일본 투어에서 뛸 때 구한 이 볼 마크에는 ‘행운은 용기 있는 자의 몫이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스트리커는 “그걸 치워 달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설마 그쪽으로 볼이 굴러갈 줄 몰랐다”며 후회했다.

 파5인 9번 홀에서 치른 네 번째 연장에서 초프라는 2온에 성공해 가볍게 버디를 잡아 경기를 끝냈다.

 어머니의 나라인 스웨덴에서 태어난 초프라는 7세 때 아버지의 나라 인도로 건너가 자랐다. 인도를 기반으로 아시안 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일본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를 거쳐 2004년부터 PGA 투어에 입성했다. 초프라는 두 나라의 경험이 투어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인도에서 자라면서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 수돗물을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 적응력을 얻었고 스웨덴 시민권을 택해 어느 나라에 갈 때도 비자가 필요 없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즌 후반 B급 대회인 긴쉬메르 클래식에서 우승해 챔피언들만 나오는 이 대회에 출전했고 우승상금 110만 달러와 벤츠 스포츠카를 탔다. 최경주(나이키골프)는 이틀 연속 4언더파 69타를 치면서 오버파를 면하고 합계 이븐파로 경기를 끝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모두 잘 치는 바람에 순위는 크게 올라가지 못했다. 31명 중 공동 28위다. 최경주는 11일부터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소니오픈에 나간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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