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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에 이틀 새 17만명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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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관광객으로 북적대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의 산천어축제장. 개막날인 5일 8만여 명이 찾은 데 이어 6일에는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 산천어 낚시를 하고, 얼음썰매· 눈썰매· 얼곰이열차를 타며 축제를 즐겼다.

“야! 또 잡았다.” 6일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 산천어 얼음낚시터. 송의호(30·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씨는 잇따라 산천어를 낚아 올렸다. 산천어가 얼음 밖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부인 정성이(30)씨와 친척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송씨 부부뿐 아니다. 3개 구역으로 나눠진 낚시터는 산천어를 낚으려는 관광객들로 꽉 들어찼고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만발했다.

◆해마다 증가하는 관광객=산천어가 화천의 역사를 쓰고 있다. 2008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개막한 5일 축제장에는 얼음낚시와 썰매 타기 등 겨울을 즐기려는 8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지난 해 개막일(1월6일) 5만여 명보다 3만여 명이나 늘었다. 축제 이틀째인 6일에는 이 보다 더 붐볐다.

춘천에서 화천으로 이어지는 407번 지방도로는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었고, 화천천 주변 주차장과 공터, 도로는 차 댈 곳이 없었다. 1만2000여 개의 구멍을 뚫은 얼음 낚시터에는 오전 9시 개장 전부터 관광객이 몰려 6일 오전 11시30분에 입장권 판매가 중단됐다. 안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낚시터에 들어가지 못한 관광객은 바로 옆 얼음판에서 얼곰이열차를 비롯해 눈썰매, 봅슬레이를 타며 동심으로 돌아갔다.

첫 축제가 열린 2003년 22만4000여 명이던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해 125만여 명에 달했고, 올해는 이틀 만에 17만여 명을 넘어섰다. 산천어의 손맛을 기억하는 관광객이 해마다 몇 번씩 이곳을 찾는 것과 함께 소문을 듣고 새로 축제에 참가하는 관광객도 꾸준히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동료 6명과 왔다는 김동균(31·서울시 강동구 천호동)씨는 “낚시를 좋아하는데 겨울에 이런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은 이곳 뿐이다”며 “축제가 끝날 때까지 네 번의 주말마다 오겠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낚시터를 찾은 이정화(37·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씨는 “애들이 어느 정도 커서 왔는데 낚시와 다양한 겨울놀이를 함께 할 수 있어 좋고 애들도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늘면서 5일 낚시터 입장료(1만원)의 절반을 되돌려주는 농촌사랑나눔권(5000원)은 1만장, 눈썰매 이용료(5000원)를 되돌려 주는 화천사랑상품권은 6000매가 풀려 지역 농산물 판매로 이어졌다. 또 민박을 포함해 화천읍과 인근 3000여 개 객실이 모두 동났다. 쌀쿠키 만들기(토고미마을), 떡매 메기잡기(호수마을) 등 인근 농촌마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도 1500여 명이 참가했다.

◆성공의 열쇠는 날씨=축제조직위원회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 즐겁지만은 않다. 날씨가 포근해 안전에 이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예년의 경우 얼음 두께가 40㎝ 이상이었으나 올해는 20~30㎝ 정도에 그쳤다. 따라서 강 하류 예약전용 가족낚시터는 3000여 개 얼음구멍을 뚫었지만 1500여 명만 수용하는 등 입장객을 제한하고 있다.

날씨는 5일 밤 열린 개막식에서 문제가 생겼다. 관광객이 무대 앞에 많이 몰리면서 얼음이 녹고, 일부 주저앉자 주최측은 서둘러 관광객을 뒤로 물리고, 넓게 흩어지게 하느라 개막식이 늦어졌다. 정갑철 군수는 개막식에서 낚시터 입장객 제한과 개막식 불편에 사과하며 관광객에게 큰 절을 했다. 다행히 6일은 해가 나지 않아 문제가 없었고, 7일 추워진다는 예보가 있어 축제 관계자들이 한 시름 놓았다. 장석범 축제본부장은 “무엇보다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많은 준비를 했는데 날씨가 도와줘 관광객이 무사히 축제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엇이 달라졌나=환경보전을 위해 루어 낚시터를 없애고, 예약전용 가족낚시터를 조성했다. 눈썰매장을 상류 레포츠광장으로 옮겨 안전하고 여유있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중국 하얼빈 빙등제, 일본 사포로 눈축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아시아 겨울광장’을 만들었다. 하얼빌 빙등기술자 15명이 600㎡의 전시관에 배, 기관차, 성 등 30여 점의 빙등조각을 만들었고, 야외에는 10여 점의 눈조각이 설치됐다. 시내에는 산천어등(燈)을 달아 포토존을 설치했다. 

이찬호 기자



“강바닥에 닿을 듯 낚싯줄 적당히 풀고 상하운동 부지런히”

“낚싯줄을 강바닥에 닿을 듯 적당히 풀고 고패질(상하운동)을 열심히 해라. 그래야 한 마리도 못 잡은 소위 ‘꽝 조사’를 면할 수 있다.”

산천어축제장에서 이동 낚시점을 운영하는 김기용(51·사진)씨는 산천어 낚시는 특별하지 않지만 나름의 요령이 있다고 소개했다.

산천어 낚시의 주요 시간대는 오전 8~10시이고, 고기 방류(하루 2~3번)시간 30분 전후에 집중 공략하면 유리하다고 밝혔다.

낚싯대는 견지대, 혹은 짧은 릴대가 편리하며 미끼는 3~5㎝ 정도의 반짝이는 메탈종류가 좋다고 조언한다.

김씨는 “산천어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초등학생이 끈기와 주의력이 없는 어른보다 잘 낚는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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