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江 水質 6년전보다 惡化-투자는 매년 4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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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가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최근 매년 4조원 가까운 막대한 예산투자를 하고있으나 맑은 물 대책이 시행된 89년이후 수질이 오히려 악화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질악화는 맑은 물 투자가 사후처리에만 집중돼 하수도정비.운영관리 측면은 상대적으로 외면되는등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때문으로 분석됐다.오염물질 배출 자체를 줄이는 시책도 최근에는 뒷걸음질을 했다.
◇투자=정부는 수질개선을 위해 89~92년사이 2조2천억원,93.94년에는 각각 3조3천억원등 6년간 9조원 가까운 투자를 해 그동안 36곳의 하수처리장을 완공하는등 환경기초시설을 해왔다. 정부의 2차 맑은물 공급 종합대책은 93년부터 97년까지 총 16조4천여억원을 국민부담으로 투자하게 돼있으나 겨울가뭄이 겹친 지난해12월의 수질측정에서 낙동강 남지 지점의 경우 88년10월이후 최악의 수질을 보이는등 투자효율이 문 제되는 상황이다.
정부 투자외에 일반 국민들이 가정에서 생수.정수기등을 통해 맑은 물을 마시는데 쓴 돈도 매년 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연간 4조원 가까운 투자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수질 악화=환경부가 14일 발간한 94환경연감에 따르면 전국 하천의 3백81개 측정지점중 56.7%인 2백16곳의 93년 평균수질이 3급수 이하인 것으로 밝혀졌다.절반 이상이 상수원으로 사용할 수 없거나 고도정수처리를 해야 할 수준인 것이다. 〈姜讚秀 환경전문기자.理博〉 이는 「맑은물 대책」이 시작된6년전 3급수 이하가 56.2%였던데 비해 더 악화된 것이다.
〈그림참조〉 특히 낙동강수계는 3급수 이하의 수질이 전체 66개 지점의 77.3%(51곳),영산강수계도 65%이상을 차지했다. ◇문제점.대책=전문가들은 수질개선 투자의 규모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자하고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김상종(金相鍾.미생물학)교수는 『하수를 끌어모아 처리장으로 보내는 관로가 부실해 상당량이 하천으로 흘러드는 상황에서 하수처리장만 건설한다고 수질이 나아지지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경우 97년이 되어야 하수관로의 1단계 정비가 가능하고 지방은 아예 신경을 쓰지 못하고있다.이때문에 하수관로는 소요길이의 절반에 미치지못하고 있으며 서울지역 생활오수의 25%가 하수처리장으로 가지 못하고 곧바로 한강에 유 입되고 있는실정이다.
일본 도쿄(東京)都의 경우는 지난해 처리장건설에 8백55억엔,하수관로설치에는 1천2백89억엔을 책정해 우리와 투자우선순위가 다르다.또 건설된 하수.축산폐수처리장등의 운영능력에 문제가커 지난해 정부 점검결과 3백55곳중 19%인 69곳의 방류수가 수질기준을 초과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전문인력의 양성이 절실한 것이다.
게다가 오염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시책마저 뒷걸음질을 하고있다.정부는 최근 규제완화 차원에서 올 하반기부터 설립되는 대부분의 공장은 오염배출시설을 사전허가없이 신고만으로 설치할수 있게바꿔 환경정책의 후퇴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오염 배출 증가를 못따라가는 투자도 개선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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