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통화위기-폴 새뮤얼슨 경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미국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새뮤얼슨교수가 최근 이탈리아에서도 멕시코식의 금융혼란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해 주목을 끌고 있다.
새뮤얼슨교수는 이탈리아의 주간 「엑스프레소」誌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페소貨 가치의 대폭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멕시코의 위기상황과 비슷한 금융혼란이 이탈리아를 곤경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리라貨의 가치는 지난해 12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과 연정붕괴등의 정치불안으로 폭락하기 시작,지난해 12월19일 독일 마르크貨에 대해 사상 최저수준인 1천48리라까지 하락했다.거시경제 여건이나 산업생산은 아직 비관적인 수준이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화되고 있고 자본의 유출도 심화되고 있어 리라화는 추가적인 평가절하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상태다. 새뮤얼슨교수는 『리라화의 평가절하는 수출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일시적인 도움이 되겠지만 고질적인 재정적자의 누적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멕시코 페소화와 같은 가치의 대폭락 사태로 연결될수 있다』고 밝혔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 르면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대비 1백23%에 달해 OECD국가 중 벨기에 다음으로 많은 부채를 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발행채권에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재정적자가 누적되고 환율이 치솟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으며 정부채권의 가격도 따라서 폭락하게 된다는 것이 새뮤얼슨교수의 지적이다.
〈鄭耕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