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진출기업 영업거의중단-페소貨 10일새 40%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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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멕시코 페소貨의 폭락사태로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있다.멕시코에 진출한 국내기업은 삼성.LG.대우전자등 전자 3社를 비롯,22개社로 수출이나 현지생산에서 전자업계가 95%이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전자회사는 페소화가 지난해 12월20일 멕시코정부의 15% 공식평가절하 발표이후 10여일만에 40%이상의 폭락세를 보이자 거의 영업을 중단하고 추이를 관망하는 상태다.
급속한 평가절하에 대처하기 위해선 물건값을 올려야 하지만 그럴 수도 없고 또 종전가격을 받아서는 환율절하폭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수출과 현지생산 규모가 연간 1억5천만달러로 한국의 진출업체중에서는 최대인 대우전자 멕시코 현지법인의 이영렬(李英烈)이사는 『물건 출하를 중단하고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이곳의 다른 회사들도 물건을 안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현지법인의 서영진(徐英進)부장은 『물건 값 인상으로 환차손(換差損)을 보전해야 하나 가격경쟁력 유지차원에서 쉽사리 가격인상을 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답답해 했다.이같은 어려움은 삼성전자나 LG전자등도 공통으로 겪고 있다.
가전업체들이 겪는 또 다른 어려움은 연일 가격이 폭락하다 보니 현지판매상에 깔아놓은 외상대금은 앉은 자리에서 절하분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외상거래액은 대우전자 현지법인이 1천만달러 안팎이며 평가절하에 따른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절하로 인건비나 일반관리비등의 절감효과등도 있지만 이는 미미한 편이다.게다가 현지구매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어 사태가악화되면 인건비등도 인상압력을 받기때문에 영업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94년 각각 8천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한 삼성.LG등은 수출물량조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 현지법인의 한 관계자는 『현지법인이 한국에서 수입한 물건을 팔아서는 이익을 남기기 힘들어졌다.이곳의 물건을 딴곳에팔거나 한국에 수출해야 할것 같다』며 비즈니스 스타일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쳤다.
멕시코의 이같은 경제불안과 페소화의 평가절하 사태는 칠레.브라질등 인근 국가에도 파급될 것으로 우려돼 현지기업들의 대응을어렵게 하고있다.
삼성물산 해외운영실 멕시코팀 관계자는 『페소화의 폭락사태를 미국 주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연합이 대국적으로 풀어가려 하고 있어 극한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렇지만 현지 관련기업들의 피해는 클 것』이라고 분석 했다.
대우전자 현지법인의 경우 은행거래에서 페소화 등락에 따른 대출.상환시점의 환차를 은행과 공동으로 부담하는 연동거래(SWAP)로 페소폭락 사태에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나라의 對멕시코 교역규모는 지난 93년 수출 9억9천7백8만1천달러에 수입은 1억5천7백57만2천달러였고〈그래프참조〉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수출은 10억8천1백98만달러,수입은 1억7천4백28만달러로 수출이 수입보다 6 .2배 더많다. [洪源善기자.콜롬비아 보고타=成泰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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