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스트리트저널>당신이 FRB의장이라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여러분이 美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된다고 상상해보자.비디오 게임으로 설정된 위기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잘 이끌기만하면 된다.
먼저 교과서에 나오는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호황이 몇년간 지속돼 경제는 과열상태다.물가상승압력이 나타나고 있으며 소비자물가지수도 치솟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어떤 정책이 좋을 것인가.
정부발행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팔아 통화를 흡수했다 면 정답이다. 하지만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방에 축하 휘장을 두르는 것은 아직 이르다.불확실한 시기가 지나자 이번에는 불황의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비디오 화면에는 굳게 잠긴 공장의 문이 비춰진다.총명한 중앙은행장이라면 때를 놓치지 않고 정부발행 채권을 사들여 돈을 풀것이다. 다음 상황은 주가대폭락사태가 벌어졌던 87년의 「검은월요일」이다.비디오 화면에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쇠구슬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빠르게 다우존스지수가 곤두박질치고 있는장면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는 87년 연준이 했듯이 정부채권을 사야 한다.통화를 풀어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도록 해야 시장이 안정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실업률이 한달만에 5.5%에서 5.9%로 갑자기 치솟았을 때다.이런 상황이 설정된 게임은 이미 구식이지만 이런경우에는 정책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업률의 상승이 추세적인변화인지 면밀하게 관찰하는게 현명하다.
여러분이 네가지 상황을 모두 해결했다면 축하한다.『시의적절한통화정책을 치하해 대통령은 당신을 의장에 유임시키기로 결정했다』는 인사말이 나올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