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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자2008경제] 세계는 이미 미디어·IT 융합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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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지난해 12월 7일 열린 ‘노키아 월드 2007 콘퍼런스’는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던졌다. 핀란드의 세계 최대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 노키아는 이 행사에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공유하거나 음악을 내려받을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 플랫폼 ‘오비닷컴’을 공개했다. 특정 노키아 단말기를 사면 유니버설뮤직이 저작권을 갖고 있는 수백만 곡의 음악을 1년 동안 무제한 내려받을 수 있는 ‘컴스 위드 뮤직(사진)’ 프로젝트도 이날 공개됐다. 단말기 업체가 이동통신·인터넷서비스 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노키아의 최고경영자(CEO) 올리-페카 칼라스보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우리 목표는 모바일 기기에 인터넷을 접목해 영상·음악·게임 등을 아우르는 세계 최고의 콘텐트 업체가 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노키아의 변신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미국 애플사다. 애플은 지난해 6월 휴대전화기 ‘아이폰’을 내놨다. 미 최대 통신사 AT&T의 망을 빌려 ‘아이튠스’라는 음악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사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과 아이튠스를 이용한 개인방송 ‘팟캐스트’ 서비스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기만의 라디오방송을 디지털로 녹음해 인터넷에 올리면 이용자들이 오디오 플레이어로 내려받아 듣도록 하는 서비스다. 애플은 팟캐스트에 동영상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미 비디오 아이팟 사용자에겐 뉴스와 영화 예고편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미디어·IT 업계의 영역도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다. 단말기 업체가 콘텐트 판매업에 뛰어들고, 통신사업자는 통신망 임대업에 나서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런 통신업계의 공세에 맞서 미디어 업계도 새로운 영역 개척에 골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미디어 기업인 구글은 지난해 11월 ‘구글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검색·메신저·동영상·엔터테인먼트 등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휴대전화 속에 넣겠다는 것이다.

‘미디어의 제왕’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도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케이블·위성방송 및 인쇄 매체 등 전 미디어 영역에 걸쳐 세를 확장해 온 이 회사는 2005년 인맥 구축 사이트 마이스페이스닷컴을 5억80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인터넷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해엔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을 소유한 다우존스를 56억 달러에 인수함으로써 경제뉴스 콘텐트를 보강했다.

프랑스의 통신·미디어 그룹 비벤디는 지난해 12월 미 게임업체 액티비전을 인수해 자회사 블리자드와 합병했다.합병을 지휘한 마크 모하임 블리자드 사장은 “비벤디 그룹의 풍부한 음악·동영상 콘텐트를 게임산업과 접목해 유럽을 대표하는 미디어·IT 그룹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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