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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貨절상 행진 새해 고민거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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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조선.섬유.종합상사.전자.자동차회사 임직원들은 새해들어 고민거리 하나가 더 생겼다.
계속되는 원貨절상행진이 그것이다.작년 2.5%에 이르는 원화절상은 그런대로 견뎌냈지만 올부터의 절상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분위기다.
수출과 관계가 많은 기업일수록 걱정은 더 크다.원화절상은 곧바로 수출감소와 채산성악화.가격경쟁력약화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주요 경영과제로 원화절상을 챙기고 있고 관련대책의성공여부가 경영성적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됐다.
단순히 수출감소나 채산성악화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우리 산업구조를 고부가.첨단형으로 바꾸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톡톡히 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반해 철강.유화.시멘트.일반기계류등의 업종은 원자재.원료수입의존도가 큰 업종들이어서 수입비용이 줄고 물가안정도 기대되는 긍정적 요인때문에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원화절상 전망=대부분의 기업들은 연말까지 2.5%이상 원화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예상환율은 연말 달러당 7백70~7백75원선.
올해 유입될 예정인 1백45억~1백50억달러의 외자도 원화절상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대우의 한 금융전문가는 『올해 한은(韓銀)개입이 없으면 7백50원아래까지 급격한 절상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진단했다.
◇업계 움직임=1백% 달러표시로 주문 받는 조선업계는 원화절상만큼수입을 줄이기 때문에 아주 민감한 상황.
대우중공업 조선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수주경쟁력을 약화시켜 선가(船價)인상이라는 부정적효과를 가져 오는 것이 가장 걱정된다』면서 『국산기자재사용을 늘리고 생산성향상 노력등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상사들도 『현재 마진율이 대개 0.5~1%선』이라며 『원화절상으로 이를 다 깎아 먹을 것 같다』고 한숨이다.
H물산의 한 관계자는 『이젠 경영합리화나 생산성향상.기술혁신.수출다변화등 구조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마련에 신경 쓸 때』라면서 『이런 점에서 일본의 지난 엔화절상 추이와 시기별 대응전략등을 집중 연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그런가하면 섬유업계 종사자들은 『섬유제품의 평균 수출손익분기점이 달러당 8백10원 전후라는 점을 들어 이미 멍이 많이 들고 있다』면서 『원가절감과 유통혁신.고부가제품개발등에 매달리고있다』고 밝혔다.
삼성.금성.대우전자등 전자업체들은 올 절상수준을 7백70원선까지 내려 잡고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강명구(姜明求)국제금융과장은 『원화절상추세는 앞으로 1~2년 더 계속될 것』이라며 『수출품 조기선적.수출상담 소요일수단축.선수금활용확대.선물거래 확대.해외투자시 해외자금조달확대.수입원자재값 인하등 단기대책과 함께 생산기 지 해외이전등 구조적 대응노력도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자동차업계는 원화가 7.6% 더 절상되면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경제연구소 김경엽(金慶燁)연구위원은 『원화가 1% 절상되면 자동차수출은 1.303% 준다』면서 『고유모델수출을 늘리고생산성을 높이는 근원적인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다.
〈成泰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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