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 가격으로 두 편 보세요 … 연말연초 패키지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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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뭉치면 싸진다.

 연말연초는 공연계의 대박 시즌이다. 대형물은 물론, 자잘한 중소형 공연들도 쏟아져나온다. 관객들로선 다 보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 패키지 공연은 바로 이런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는 상품이다. 잘만 고르면 한 편 볼 수 있는 가격으로 두 편을 볼 수 있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묶이진 않는다. 대개 타킷 관객층의 수요를 반영한다. 체코 프라하의 블랙라이트쇼 ‘더 베스트 오브 이미지’(사진·서울 목동 방송회관 등)와 ‘플레이! 레고 월드(서울 삼성동 코엑스)’는 공연과 전시를 묶었지만 ‘가족용’으로 적합하다. ‘더 베스트-’는 검은색을 배경으로 물체에 특수 안료를 바르고 블랙라이트를 비추면, 안료를 바른 부분만 야광 물체처럼 암흑 속을 붕붕 떠다니는 독특한 공연이다. 활짝 핀 꽃이 되기도 하고, 외계의 생물체 같은 괴이함도 넘쳐난다. 상상력 증대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반면 ‘레고 월드’는 체험 전시다. 직접 보고, 만지고, 만들면서 창의력과 과학적 사고를 개발할 수 있다. 두 가지를 같이 보면 2만원이 할인된다.

 뮤지컬은 젊은 관객을 타킷으로 묶인다. 이미 소형 창작 뮤지컬로 입지를 굳힌 ‘김종욱 찾기’는 5명의 꽃미남들이 나오는 콘서트형 팝 뮤지컬 ‘알타보이즈’와 짝을 이룬다. 극장 역시 두 작품 모두 대학로라는 점에서 접근성이 좋다. 또한 ‘그리스(코엑스)’와 ‘스펠링비(충무아트홀)’는 같은 제작사(오디뮤지컬컴퍼니)에서 만든 덕분에 할인폭이 큰 편. 두 작품을 모두 R석에서 볼 경우, 4만5000원 할인된다. 세 개의 패키지 모두 인터파크(1544-1555)를 통해서만 할인 받을 수 있다.

 대학로에서 진행중인 ‘연극열전2’ 패키지 티켓도 인기다. 20매·10매·6매로 묶여 판매되고 있다. 올 연말부터 내후년 1월까지 공연되는 12작품 중 원하는 작품을 원하는 날짜에 볼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한 작품에 다 써도 좋고, 12작품에 골고루 나눠도 된다. 20매를 살 경우 본래 72만원에서 49만원으로 23만원이나 싸게 살 수 있다. 연극열전 관계자는 “이미 4000만원 이상 팔려 나갔다. 매니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02-766-6007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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