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인들이 말하는 르 클레지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소설가 황석영 “형님!”

  황석영(64)씨는 3일 대산문화재단과 이화여대가 통번역대학원이 주최한 대담에서 세 살 위인 르 클레지오를 “형님”이라 불러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르 클레지오 형님과 나는 둘 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방외인이다. 만주에서 태어나 방북 이후 망명 생활한 나와 이중국적자이며 평생 한곳에 머물지 않은 그는 공통분모가 많다. 전쟁 경험(황은 베트남 전쟁, 르 클레지오는 알제리 독립전쟁)까지 똑같다. ‘작가의 조국은 모국어’라는 그의 말에 동지의식을 느끼게 됐다.”

◆최미경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당황스러울 만큼 소탈한 분”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돼 전기밥솥을 구해달라기에 작은 것을 선물했다. 나중에 보니 거기에 야채와 고춧가루를 풀어 직접 국을 끓여 드셔서 놀랐다. 다른 방 학생들을 불러 나눠먹기까지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황스러울 만큼 겸손하고 소탈한 성격이다.”

◆김건희(27)·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1년 “감동이에요”

“첫 수업 때 책으로만 접하던 세계적 거장을 만난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고 긴장됐다. 막상 만나본 선생님께선 쉬운 단어로만 이야기하셨고, 자유롭고 편하게 수업을 이끌어줬다. 학생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시험기간에는 ‘행운 빌어요’ 같은 짤막한 문자도 보내주셨다. 한글 읽는 법을 배워 수업 때마다 한국말로 출석을 불러줘 감동했다.”

이에스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