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 그만 자고 일어나라" 응원 물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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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O(세계복싱기구) 인터콘티넨탈 플라이급 챔피언 최요삼(35ㆍ숭민체육관)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에 네티즌의 응원이 물결치고 있다. 최 선수는 25일 서울 광진구민체육회관 특설링에서 인도네시아의 헤리 아몰(24)을 상대로 1차 방어전을 치르던 중 12라운드에 강펀치를 맞고 쓰러졌다. 이후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5시간에 걸쳐 뇌수술을 받았지만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요삼 선수의 미니홈피는 25일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26일 오후 3시 현재 2000여명이 넘는 방문자가 다녀가면서 1200여개의 방명록 댓글을 남겼다. 최 선수의 미니홈피에는 그가 1차 방어전을 치르기 직전 체중을 조절하며 올린 사진들이 다수 게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영호씨는 “열악한 환경과 곱지않은 시선에도 자신과의 싸움을 이긴 분, 우리 곁으로 돌아와 ‘다시 권투를 사랑해달라’는 최요삼 선수의 모습을 기다리겠습니다”라며 “의식불명이란 상대에 절대 지지 마세요. 꼭 돌아오세요”라고 말했다.

네티즌 ‘Renaviench’은 “한국 권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이렇게 까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최요삼 선수를 이렇게 만든 사람 중 하나라는 생각에 밤새 죄스러운 마음으로 이번 경기 보고 또 봤다. 사과가 늦지 않게 되게 꼭 일어나달라”고 읍소했다.

“우리 모두가 투지를 믿고 있습니다. 12라운드 마지막에 다운 당하고 일어났던 것처럼 어서 일어나세요”(이보결) “어서 일어나세요, 잠시 힘들어서 잠자는 거라면 그만 자고 일어나세요”(일어나세요) 등의 격려의 댓글이 이어졌다.

최 선수는 뇌압 상승과 출혈을 막기 위해 약물 치료를 받고 있지만 나흘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복싱계와 일부 네티즌은 1982년 고(故) 김득구 선수의 비극을 떠올리며 최 선수가 같은 길을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 선수는 1982년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레이 맨시니에게 14회 KO패 한 뒤 의식을 잃고 뇌수술을 받았으나 나흘 만에 숨졌다.

◇최요삼=1974년생ㆍ163cmㆍ50.8㎏. 1999년 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라 2002년까지 4차 방어전을 치렀다. 올해 9월 WBO 플라이급 인터콘티넨탈 타이틀을 따냈다. ▶최요삼 미니홈피 가기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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