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부실 미 소비시장 강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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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국의 최대 쇼핑 대목인 연말 쇼핑시즌(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매출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 위기가 소비까지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마스터카드 산하 컨설팅사 스펜딩펄스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집계된 소매 구입(자동차 제외)은 전년에 비해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선 많게는 4.5%까지 매출이 늘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에 한참 못 미친 수치다. 지난해의 경우 같은 기간 소매 판매가 6.6% 증가했으며 2005년에는 8% 늘었다.

특히 추위가 늦게 온 탓에 야외용 의류 판매 부진으로 여성 의류 판매가 2.4% 줄었고,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보석류 같은 고가품 매출은 1.9% 증가에 그쳤다. 랩탑 컴퓨터와 LCD TV 등 전자제품의 판매 증가율도 2.7%에 불과했다. 그나마 인터넷 쇼핑의 매출이 22.4% 증가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마스터카드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오른 것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소매 증가율은 2.4%에 불과하다”며 “올 연말 쇼핑 증가율이 최근 5년 새 가장 저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소비 위축은 서브프라임 위기로 불안심리가 확산된 데다 에너지 및 식품 가격 상승으로 미국인들이 주머니를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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