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표의학습·진로상담방] 수의사가 되고 싶어요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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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이다. 수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 궁금하다. 그리고 수의사가 된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도 알려주었으면 한다. (김희영·16· 제주도 제주시).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의학과에 진학해야 한다. 수의학과는 서울대를 포함하여 전국에 10개 대학이 과정을 개설하고 있으며 예과 2년과 본과 4년 도합 6년의 과정을 마쳐야 한다. 이후 수의사 국가고시를 통과해야 정식으로 수의사가 된다. 학과의 특성상 고등학교는 이과로 진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화학과 생물 과목을 열심히 해두면 대학 진학 이후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통 수의사라고 하면 동물병원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분야를 소동물 수의사라고 하며 산업에서 사용되는 동물을 진료하는 분야를 대동물 수의사라고 한다. 이외에도 기업체나 공직 등 진출 경로는 다양한 편이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소동물 수의사는 전체 인구에 대비하면 아직 그 수가 미미한 편으로 애완동물에 대한 인식이 아직 선진국의 그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데서 비롯되고 있으나 점차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다만 사회적인 인식이 아직 수의사에 대해서는 의사만큼의 대우를 해주고 있지는 않은 실정이며 국가적인 법제도 측면에서도 동물에 대한 부분은 체계가 완벽하게 잡혀 있지 않아 실무에 나갔을 때 생각보다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업무량도 많은 편에 속하므로 소신을 가지고 지원하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무엇보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며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강한 사명감이 있어야 하는 직업이므로 단순히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왜 수의사가 되어야 하는 지를 명확하게 한 다음 수의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그동안 중앙일보 지면을 통해 다양한 진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진로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학생들이 점수 1점에 연연하며 너무나 황금 같은 중·고생과 대학생 시절을 낭비하는 것을 볼 때 안타깝기 그지없다. 모두가 점수에 연연했지만 자기 뜻대로 성공하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한 것은 사실은 점수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의 공부는 사회적 성실성을 키우기 위한 좋은 수단이므로 강조돼도 좋다.

그러나 그 이전에 “꿈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근사한 자신의 꿈을 하나 말할 수 있도록 꿈을 찾는 과정이 분명 선행돼야 할 것이다. 우리 교육이 아이들 각자에게 근사한 꿈을 찾아주는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었으면 좋겠다.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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