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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굴서 나온 투수 브라운 또 영입 … LG는 삼성 외인 재활용 공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삼성이 안 쓰면 우리가 쓴다.’

 프로야구 LG가 최근 외국인 투수 브라운을 영입하면서 LG와 삼성의 외국인 선수 ‘돌려쓰기’가 화제다.

 1998년부터 한국 프로야구에 팀당 두 명의 외국인 선수 보유가 허용된 후 삼성에서 뛰던 네 명의 외국인이 LG로 둥지를 옮겼다. 지금까지 삼성에서 국내 다른 팀으로 이동한 외국인 선수 6명 중 파라(2002년 한화)와 브리또(2004년 SK)를 빼곤 다 LG행이다.

 ‘삼성-LG 커넥션’의 첫 테이프는 스미스가 끊었다. 99년 삼성에서 40홈런을 날린 스미스는 이듬해 시즌 중 퇴출돼 7월에 LG로 옮겼다. 그러나 스미스는 LG에서 15개의 홈런을 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을 세웠다.

 2001년 삼성에서 25홈런-28도루를 기록한 마르티네스는 2002년 LG로 옮겨 2년 동안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과 20도루 이상으로 자기 몫을 했다.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투수 하리칼라를 올해 영입했지만 6승8패, 평균자책점 5.21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브라운은 시즌 내내 김재박 LG 감독의 주목을 받았다. 조연상 LG 홍보팀장은 “브라운은 검증된 선수라 새 선수를 데려올 때의 위험이 없다. 잠실구장 펜스 거리가 길어 (대구 구장보다) 더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거품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2007년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8만 달러를 받은 브라운은 계약금 3만, 연봉 27만 달러에 LG와 계약했다.

 삼성과 LG는 외국인 선수 복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은 다른 팀에서 영입한 외국인이 브리또 한 명뿐이었을 정도로 많은 거물급 선수를 외국에서 직수입했다. 하지만 삼성에서 두 시즌을 온전히 뛴 선수는 브리또와 하리칼라, 브라운이 전부였다. LG도 2000년 17승을 올린 해리거를 빼면 대부분 평균 이하다. 그나마 삼성에서 데려온 선수들은 기본은 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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