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화제>국립박물관 李承垠씨의 인형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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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현대아트갤러리 전시에 이어 국립박물관에서 펼쳐지는 『이승은 인형전』.
인형작가 이승은(李承垠.38)씨가 2년여의 작업끝에 완성한 16점의 전시품들은 『만화가게』『뽑기』같은 제목이 보여주듯 하나하나가 모두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동시집 하나를 산 것이 계기가 돼 만든인형들이라고 했다.
『어릴적에는 별생각없이 읽었던 그시절 동시들이 그렇게 가슴에와닿을수가 없었어요.그때 친구들도 보고싶고.그래서 한번 이 시들을 인형으로 표현해보자고 생각했죠.』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데는 어려움이 많았다.풍요롭지 못했던 50~60년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려면 어머니가 손수 짜주신 「촌스러운」 색의 스웨터,빨간색 내복등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스웨터를 어쩌면 이렇게 조그맣게 짰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요.사실은 양말로 만들었어요.시장을 뒤져 가는 실로 짠 촌스러운 색깔의 양말을 닥치는대로 샀지요.』 요즘은 구할 수 없는빨간 내복은 李씨 어머니가 입던 것을 잘라 만들었다.
李씨의 인형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세심하게 꾸며진 소품들.아주 작게 만들어진 그시절 영화포스터,만화가게안의 만화책은실제와 너무나 똑같아 보는 이들을 절로 감탄하게 만든다.
〈安惠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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