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몰락이후" 로빈 블랙번 엮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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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동구 공산권의 갑작스런 붕괴는 세계 정치,사회환경에 공산주의출범 이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의빠른 속도로 무너져간 동구권은 기존 사회주의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국가의 지식인들에게 상당한 혼돈을 준 것 도 사실.
이책은 현재 영국 『뉴 레프트 리뷰』誌 주간을 맡고 있는 편저자가 지난 91년 엮어 펴낸 논문중에서 우리 현실을 되돌아 보는데 유용하다고 판단되는 9편을 뽑아 재편집한 것으로 경제학.사회학.문학.역사학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2 0세기 전반공산권이 연출한 역사적 궤적을 짚어보면서 공산권 파국과 재앙이사회주의자들에게 미친 여파들을 추적한다.즉 공산권이 실패한 이유와 그 실패가 갖는 광범위한 의미를 탐색하고 있다.
이와함께 공산권 파산이후 또다른 위기를 맞고 있는 자본주의 세계질서의 실체를 따져보면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도 담고 있다.제3세계의 분노 어린 목소리를 대변하는 갈레아노,여성운동의 시각에서 사회주의를 재점검한 시걸,생태학 적 문제를 부각시키는 홉스봄등의 글을 통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얼마나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 삶과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김영희외 옮김.창작과비평사.3백쪽.7천원) 〈金蒼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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