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94스타10걸>"너에게 나를 보낸다" 장선우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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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올하반기 최고영화로 꼽히는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연출한 장선우감독.
그는 파격적이고 적나라한 성묘사와 독특한 개성의 인물창조,절묘한 내용전개등을 통해 90년대 한국인의 가치혼돈상을 영화속에그려내 큰 화제를 모았다.
그의 영화는 서울에서만 38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아 흥행상 큰 성공을 거뒀다.뿐만 아니라 가치체계를 유실당한채 90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극단적 묘사로 많은 논란을불러일으켰다.
특히 성묘사 부분에서 질펀하고 충격적이면서도 추하지 않고 유머를 곁들여 독특하게 묘사함으로써 『영화 표현의 한계를 한단계높여놨다』『견딜수 없는 야한 화면의 연속』이라는 상반된 평가를동시에 얻어내기도 했다.
영화를 보다가 나가버린 사람도 일부 있었던 반면『재미와 높은예술성이 함께 응축된 94년 최고의 영화』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PC통신에서도 이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의 감상문이하루 수십건씩 올라와 높은 관심도와 호응을 보 여줬다.
장감독은 『보다 가볍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신세대의 젊은 감수성에 호소하는 화면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화엄경』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높은 정신세계를 묘사,베를린 영화제 본선에 진출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감독의 『리틀부다』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이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어 『다음 영화는 평소 하고 싶었던 영화,즉 난잡하고 파괴적이면서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화엄경』선 높은 정신세계 묘사 이 영화에서 나타내고자했던 감독의 의도에 대해 『정치.사상.예술.종교 그 어디에도 의지할만한 가치체계가 없고 신뢰할 지식인도,치열한 예술인도 찾아보기 힘든데다 도덕적 규범조차도 무너지고 있는 90년대 우리삶의 모습을 측면에서 본 장면』이라고 말했다.
52년 서울생인 장선우감독은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하고 87년 『성공시대』로 데뷔했다.89년 『우묵배미의 사랑』으로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과 신인감독상 수상,92년 『경마장 가는 길』 93년 『화엄경』등 문제작을 많이 감독했고 올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화엄경』으로 알프레드 바워상을 받았다.
글 :蔡仁澤기자 사진:金春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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