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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저터널' 도보탐방기

중앙일보

입력

한강을 걸어서 건너는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리 위가 아니라 한강 아래로 건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초로 시민들이 한강 밑을 걸어서 건너는 이색적인 도보탐방행사가 펼쳐진 현장을 ‘워크홀릭’이 다녀왔습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건설 중인 분당선(왕십리~오리) 구간 중 한강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터널이 완공됨에 따라 11월 21일부터 12월 12일까지 한 달여에 걸쳐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1일 3회)에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강하저터널 탐방행사를 실시했습니다.
한강 밑 터널은 어떤 모양인지, 대체 어떻게 걸어서 건넌다는 것인지 함께 보시지요.

사진1. 오후 4시, 행사 참가자들의 집결지인 2호선 뚝섬역에서 미리 준비된 버스로 한강하저터널 탐방의 시작점인 ‘강북지역 환기구’로 이동. 현장에 도착하자 거대한 플랜카드가 눈에 들어옵니다. 먼저 이곳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인화된 사진은 터널 종점에서 기념품과 함께 나눠주더군요. 꽤나 참신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2. 터널로 들어서기 전, 이곳 천막에서는 전자방명록을 작성합니다. 방명록 작성 후에는 안전모와 장갑 등을 받게 되는데요. 안전모를 쓰지 않으면 절~대 터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답니다.

사진3. 드디어 한강하저터널로 향합니다. 계단을 통해 저 밑을 내려다보니 아찔하니 그 깊이가 대단하더군요. 저 까마득한 터널 입구까지는 진행요원의 안내를 따라 승강기를 타고 이동합니다.

사진4. 짠! 이번 탐방의 대상인 한강하저터널 입구입니다. 이 터널은 강북의 성수역에서 강남의 청담역 간의 한강 통과 구간으로 846m에 이릅니다. 한강 바닥에서 23m, 수면에서는 무려 50m 아래를 지납니다.

사진5. 터널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한 50m쯤 걸어 들어갔을까요? 우리가 선 현재 위치는 강변북로 지하 42m 지점이라고 하더군요. 이곳에서 20분 정도의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습니다. 빔 프로젝트 영상을 통해 분당선 공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이 터널을 뚫는 데 사용된 실드(Shield) 공법 등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실드 공법은 ‘도버 해협 터널’을 뚫을 때 사용된 특수 공법인데요. 실드는 지름이 8m에 무게만 650t에 달하는 초대형 기계로 실드 앞에 달린 커터가 암반을 뚫어 터널 모양을 만듭니다. 동시에 실드 중간부에서는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 외벽을 암반에 붙여 터널을 완성하는 공법입니다. 기존 발파공법은 발파 때 생기는 진동 때문에 한강 물이 터널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실드 공법을 도입했다는 설명입니다.

사진6. 본격적인 터널 탐방의 시작. 터널 중간 중간에 완료된 공사의 모습이나 철도사진 공모전에서 당선된 사진 등을 전시해 놓고 있었습니다.

사진7. 터널의 400m 지점을 지나는 순간입니다.

사진8. 터널에 들어서서 걷기 시작한지 40~50분쯤 지났을까요? 터널의 종점부에 도달. 터널을 가만히 보면 하저 터널을 이루는 벽들이 마치 레고처럼 끼워 맞추어진 둥근 타일과 같은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신기한 듯이 두 눈을 반짝이더니, 이내 조심스레 만져봅니다.

사진9. 터널의 마지막 지점. 터널을 빠져 나온 탐방단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거대한 실드! 그 거대한 몸집 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들의 모습이란, 마치 소인국 사람들이 거인 걸리버를 발견한 것과도 같은 모습들입니다.

사진10. 총 2시간 남짓이 소요된 한강하저터널 탐방. 뒤를 돌아보니 길에 이어져 있는 터널이 모습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는 승강기 안에서 이번 탐방에 참가한 시민들의 소감을 물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보고 이번 도보 탐방에 참가하게 됐다는 서울 마포구 신수동의 박정은씨. “한강 아래에 어떻게 터널이 뚫어졌는지 궁금했어요. 무엇보다 지하철역이나 지도 등을 외우기 좋아하는 아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해주고 싶었어요.” 아들 이재승 군도 한강 아래를 걸었다는 게 마냥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객원기자 최경애 doongje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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