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경기력 못따르는 한국 하키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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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은 네덜란드에 4-2로 완패했으나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필승의 신념으로 경기에 임한 한국선수들은 심판의 공정치 못한판정으로 많은 불이익을 당해야 했다.
특히 경기시작부터 15분동안 심판의 잦은 휘슬이 한국선수들을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네덜란드는 한국팀에 15개의 페널티코너를 얻어냈다.반면한국은 전.후반 70분을 통틀어 1개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한국과 네덜란드경기의 주심은 이번 대회에 출전치 못한 캐나다인 앨런 워터먼이었다.그러나 판정의 공정성 여부를 논하기 전에이번 대회에 한국심판이 한명도 없는 상황을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한국남자하키선수들이 최근 국제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 발맞춰 하키협회의 대외 로비력도 이제는 옛날과달라져야 할 것이다.이번 월드컵하키대회의 심판은 모두 14명이다.참가국중 심판을 배정받지 못한 나라는 한국을 비 롯,남아공.벨로루시.아르헨티나등 4개국.
그러나 이번 대회에 참가도 못한 미국.캐나다를 비롯,일본까지도 심판을 파견했다.한국에 국제 심판이 없어 그런 것도 아니다.현재 한국에는 1급 심판이 두명이나 있다.
결국 한국의 경기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하키협회의 대외 로비력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밖에 안된다.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일본심판 기요시 사나는 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도 심판을 봤던 인물로 챔피언스 트로피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33번이나 국제심판을 본 관록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일본은 월드컵 처녀 출전국인 한국과 달리 71년과 73년 제1,2회 월드컵에 이미 출전한 경험이 있다.
지난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티켓을이미 확보해놓은 한국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경기력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경기력과 보조를 맞추는 외교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해본다. [시드니=朴炅德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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