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泰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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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옛날 천자가 행하는 제사에 봉선(封禪)이라는 것이 있었다.각기 천신(天神)과 지신(地神)에 제사지내는 것으로 새로운 왕조의 탄생이나 태평성대를 천지신명에 고하기 위함이었다.
중국에서 봉(封)을 행하던 곳은 태산(泰山)이었다.명산이었던데다「하늘아래 제일 뫼」라 하여 하늘과 가장 가까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곧 태산의 정상에 제단을 쌓아 놓고 천신에 제사를 올렸는데 아무렇게나 올렸던 것이 아니라 반드시 북두칠성(北斗七星)을 향해 올렸다.그것은 북두칠성이 뭇 별의 「중심」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한편 지신에 올리는 선(禪)은 양보산(梁甫山)에서 지냈다.이것 역시 아무 데나 보고 제사를 올렸던 것이 아니라 반드시 태산을 향해 올려야 했다.지신이 깃든 곳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태두(泰斗)란 바로 봉선의 의식(儀式)에서 나온 말로 태산과 북두칠성의 준말이다.땅과 하늘의 중심이었으므로 매우 「중요한 존재」를 뜻한다.
그러다 후에 오면 대체로 학문이 뛰어나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붙였던 존칭의 하나로 되었다.그 역시 학문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당(唐)나라의 대문호 한유(韓愈)가 죽자 후세 사람들은 그를「태두」로 추존(追尊)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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