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무용가 최현 춤인생50년 첫 개인발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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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원로 무용가 최현(崔賢.65)씨가 50년 춤인생을 결산하는 첫 개인발표회를 갖는다.춤계의 대표적 현역 원로인 崔씨의 이번무대는 그의 춤인생을 통해 처음 갖는 개인발표회란 점에서 그간단지 경력관리를 위해 의미없는 개인발표회를 양 산해온 무용계의실적위주 공연관행에 큰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내달 2,3일 공연되는 『허행초(虛行抄)』를 통해 崔씨는 자신의 대표작 『군자무』『비상』을 포함,5편의 창작춤을 선보인다.
지난해 명작무(名作舞)로 지정된 『비상』은 70년대초 위궤양수술후 투병중이던 崔씨가 병상을 벗어나 훌훌 날고 싶은 욕구를강렬하게 표현한 독무(獨舞)며 『군자무』는 매.난.국.죽 사군자의 정(精)들과 교감을 통해 작품의 완성을 이뤄내는 한 도공(陶工)의 얘기를 그려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작품으로 지난해 제1회 무용예술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밖에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3편의 신작중 『비원』은 조선조왕비.상궁들의 아리따운 자태를 통해 궁중의 정취를 그려낸 정재(呈才)며 『녹수도 청산을 못잊어』는 황진이의 무덤가에서 절세가인을 그리워하는 임백호의 이야기를 소재로 이들 의 사랑과 풍류를 꿈으로 풀어낸 몽환(夢幻)의 2인무다.『허행초』는 이번 공연의 총제목으로 꼽을 만큼 崔씨가 애정을 가지는 작품.무용평론가이자 시인인 김영태씨의 시를 안무한 이 춤은 종교적인 몰입을 통해 무대 위에서 정신과 기예가 혼연일체를 이룸으로써 「보여주는 춤이 아닌 보여지는 춤」을 추구해온 최씨의 60년생을 정리하는 의미를 가진다.
지난 46년 17세의 나이로 마산에서 김해랑(金海浪)씨 문하로 춤을 시작한 崔씨는 한때 영화배우로 인기와 명성을 날리기도했지만 춤에 대한 열정을 이기지 못해 춤계로 돌아와 30년간 서울예고 무용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작품활동과 후진 양성에 전념했다.내달 정년퇴임을 앞둔 崔씨는 자신의 인생과 춤을 이렇게 반추한다.『춤은 내 인생을 지켜온 엄한 스승이요,길잡이였습니다.
』 〈李正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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