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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色의 변용-한국미술,빛과색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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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색은 선과함께 회화작업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색에 나타난 감성을 통해 한국회화,특히 세계무대에서 아이덴티티의 확인을 요구받는 현대한국회화의 특징과 특성을 점검해보려는 작업이 시도되고있다. 삼성미술문화재단 호암미술관이 중앙일보 후훤으로 호암갤러리에서 12원27일까지 개최하는 "한국미술,빛과 색-94현대한국회화전"이 그것이다.
이 전시는 색을 통해서 한국현대미술을 진단해보자는 단독테마를지니고 있지만 실은 지난 88년 처음 시작된「현대한국회화전」이란 연속기획의 여섯번째 전시다.
『현대한국회화전』은 80년대 후반들어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세계미술의 현장에서「한국성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가」또는「적어도 개념화시킬수 있는 한국성의 실체는 무엇인가」에실증적으로 접근해보자는 기획이다.
이번 전시의 책임커미셔너를 맡은 미술평론가 유준상(劉俊相)씨는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으로 재직하던 91년부터 2년여에 걸쳐「한국의 고유색」검토작업에 관여한바 있어 국내에서는 누구보다도 색에 관해 많은 지적 체계를 쌓은 평론가에 속 한다.
유씨는「땅의 색」「벽의 색」「역사의 색」「하늘의 색」이란 문학적 수사를 구사하며 국내작가들이 사용하는 색의 폭을 전통에서부터 현대적 감성에 이르기까지 카테고리화해 한국적 색의 변용을제시해보였다.유씨가 자신의 분류방식에 따라 초대 한 작가는 박수근(朴壽根).박생광(朴生光).곽인식(郭仁植).최욱경(崔旭卿).김환기(金煥基)등 작고작가 5명과 이대원(李大源).이종상(李鍾祥).황창배(黃昌培).유영국(柳永國).김기린(金騏麟).임옥상(林玉相).이준(李俊)등 모두 26명 이다.
「땅의 색」이란 말 그대로 삶의 터전에서 연유한 생래적인 색감을 뜻하는 것으로서 흑.백.청.적.황 등 친숙한 오방색의 느낌을 주는 색채를 구사한 박수근(朴壽根).이만익(李滿益).박생광.이대원.이종상.황창배씨를 그 범주에 넣었다.
정창섭(丁昌燮).유영국.곽인식.김기린.신성희(申成熙).임옥상씨는「벽의 색」이란 이름으로 초대했는데 이들은 색으로서 공간의깊이를 추구한 작가들.
「역사의 색」은 현실의 재현을 떠나 자신 속에 용솟음하는 감정을 추상작업으로 표현했던 작가들이 구사한 색으로,예컨대 추상표현주의 계열에 속하는 작가들이 만들어낸 색의 세계를 뜻한다.
임직순(任直淳).차일만(車一萬).권순철(權淳哲). 방혜자(方惠子).최욱경.노정란(盧貞蘭).이두식(李斗植).이준씨가 역사의 색을 구사하는 작가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빛의 색」은 7가지 색의 스펙트럼으로 분해되는 빛자체를 하나의 색으로 보고 화면에 끌어들인 작가들을 범주화한 것으로 비디오아트나 착시현상등을 이용해온 김봉태(金鳳台).김창렬(金昌烈).김환기.백남준(白南準).양주혜(梁朱 蕙).하동철(河東哲)씨를 선정했다.
유씨의 이같은 테마해석은 평론가의 주관성이 강하게 표출돼 일부에서 다소 무리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동안 평면적인 테마해석에익숙한 국내 미술계에 신선한 시각을 제공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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