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띠' 몰려와도 산 것은 살려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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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4일째. 한가롭던 어촌 마을이 환경 재앙의 직격탄을 맞았다. 푸르던 바다는 퍼내도 퍼내도 줄어들지 않는 기름에 검게 물들었고, 사람들의 속도 너나없이 검게 가라앉았다. 비릿한 갯내는 사라지고 대신 속이 뒤집히는 기름 냄새가 온 천지에 진동한다. 제철을 맞아 속이 여물었던 굴이 눈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간다. 기척만 해도 구멍으로 숨어들던 달랑게는 기름을 뒤집어쓰고 움직이지 못한다. 바다도, 개펄도, 이를 지켜보는 사람의 가슴도 모두 시커멓게 변했다. 수많은 사람이 복구에 매달리고 있지만 충남 태안 앞바다를 덮친 환경 재앙은 아직 진행형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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