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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닌텐도.세가 세계 게임산업 주도권 다툼 불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네온사인이 현란한 일본 도쿄(東京)시내 이케부쿠로(池袋)의 종합오락장 지고센터.회사원 사이토(35)는 전자게임기 앞에 앉아 있는 힘을 다해 낚싯대를 당긴다.사이토의 주변에는 전쟁.무술게임 등에 푹 빠져 있는 젊은이들과 요란한 전자 음이 분위기를 가열시키고 있다.같은 건물 5층에서는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여기저기 모여 영화에서나 보는 블랙잭이라는 카드 게임을,6,7층에선 가족들 또는 친구들끼리 둘러앉아 노래방을 즐기고 있다.
사이토는『이곳에서 친구들과 현금이 오가지않는 카드놀이도 하고노래 실력도 겨룬다』며 종합오락장이 건전한 오락문화의 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면적 6백38평의 7층 건물 전부가 전자오락실로 꾸며진 이지고센터는 일본에 놀이문화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종합 오락센터의 표본이자 연 3백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전자게임시장의 금맥을 장악하기 위한 일본 게임기업체의 사업전략이 압축된 전시장이기도 하다.이는 세계 게임시장 양대산맥의 하나인 세가社가 펼치고 있는 새로운 사업전략이다.가족.친구.연인.남녀노소 모두 즐길수 있는 종합오락장을 만들어 게임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세가의구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다.
어두컴컴하고 퇴폐적인 장소로만 인식되고 있는 우리나라 오락장과는 접근 방법부터 다르다.
세가는 이밖에도 지난7월 요코하마(橫濱)에 연면적 2천5백여평의 초대형 종합놀이센터인 조이폴리스를 건설한 것을 비롯,지난해말을 전후해 일본에 8곳의 종합놀이센터를 개설했다.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럭스호텔에도 초대형 가상현실관(VR:버 철랜드)을 만들기도 했다.
나카야마 하야오(61)세가사장은『TV 오락만으로는 급속히 변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내년말까지 국내외에 1백개의 종합오락장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사업구상을 밝혔다.이같은 대형 오락장은 세가가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차세대 TV 게임기 개발경쟁은 세계 양대 게임업체인 세가와 닌텐도간의 불꽃튀는 경쟁으로 앞날을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세계 청소년과 가정에 TV 게임기 열풍을 몰고온 닌텐도는 64비트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한 초고속 게임기(모델명:프로젝트 리얼리티)를 개발,내년중에 내놓을 예정이다.화려한3차원 그래픽과 고속을 무기로 게임기 시장을 석권한다 는 것이닌텐도의 전략이다.
닌텐도는 이외에도 1만엔(약 8만원)대의 32비트 가상현실 게임기도 이미 개발,출시 시기만을 남겨놓고 있다.여기에 대한 세가의 도전도 만만찮다.그동안 닌텐도에 밀린 가정용게임기 시장을 되찾기 위해 CD롬을 이용할 수 있는 64비트 고속 게임기(모델:새턴)를 개발,이달말이나 내달초 출시 준비를 하고 있다. 세가.닌텐도 외에도 일본전기.소니.마쓰시타등 일본의 전자업체들이 대거 게임기사업에 진출하고 있어 세계게임기 시장은 또 한차례 일본 기업끼리의 대회전(大會戰)에 휩싸일 전망이다.
[東京=朴邦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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