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수석 연주자가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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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사진=대원문화재단 제공]

“더블베이스 연주자들은 콩쿠르에 나갈 기회가 드물어요. 그 중에 가장 욕심나던 대회였는데 1등을 하게 돼 기쁩니다.”

더블베이스 연주 성민제(17·사진)군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세르게이 쿠세비츠키 국제 더블베이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위(이은기·23)와 3위(정하영·17)도 모두 한국인이다.

성군은 지난해 독일 슈페르거 국제 콩쿠르에서도 동양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1위에 오른 연주자. 쿠세비츠키 콩쿠르는 슈페르거·보테시니 콩쿠르와 함께 더블베이스 연주자가 도전할 수 있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로 꼽힌다.

1~7일 32명의 참가자들과 경쟁을 벌인 성군은 “3개 대회 중 2개에서 1위를 하고 나니 좋은 콩쿠르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악기를 다루는 사람도 많고 콩쿠르도 활발히 열리는 피아노·바이올린 등에 비해 더블베이스는 경연대회가 적은 편이다.

성군은 24년째 서울시향 단원인 아버지 성영석(46)씨, 동생 성미경(14)양과 함께 ‘더블베이스 가족’으로 불린다. 성군은 아버지의 연주를 듣다가 10세에 자연스럽게 악기를 잡았다. 처음 4년간은 아버지에게 배웠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로 입학한 성군은 현재 3학년이다. 그는 화려한 연주와 깊이있는 소리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영재로 선정돼 후원을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원문화재단으로부터 신인상 부문의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성군은 “굵은 선율의 더블베이스는 푸근하고 인간적인 악기라 하면 할수록 빠져든다”며 “흔히 비인기 종목이라고 하지만 얼마나 매력적인지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연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뉴욕필이나 베를린필 같은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의 수석 주자가 돼 독주자로 활동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5000달러의 상금과 함께 해외협연 및 독주회 기회를 갖게 됐다. 국내에서도 연주가 이어진다. 27일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에서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영재들과 함께 실내악 무대에 서고 내년 7월에는 금호아트홀 라이징 스타 시리즈 독주회에서 연주한다. 

김호정 기자

바로 잡습니다 제2회 ‘세르게이 쿠세비츠키 국제 더블베이스 콩쿠르’ 수상결과 2ㆍ3위가 바뀌었습니다. 2위 정하영, 3위 이은기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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