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대인'까지 몰려들게 한 UAE 두바이 비결은?

'중국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상인들이 아랍에미리트(UAE)로 몰려가고 있다. 인공섬을 사들여 미국·유럽·인도 상인들과 부동산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미 중국 국내 부동산 시장을 싹쓸이 해온 원저우 상인들이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중국에서 가장 돈을 잘 번다는 원저우 상인들을 불러들일 UAE에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중국 도시쾌보(都市快報)는 9일 원저우 출신의 중국인 부동산 개발업자 2명이 아랍에미리트 북부의 라스하이마 에미리트 정부와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원저우 출신의 사업가 저우젠즈(周建芝)는 라스하이마의 토지 30만㎡를 영구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사들였다. 저우 씨는 “중국의 특징이 묻어나는 관광리조트 시설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장진윈(张進云) 원저우 기업인협회 회장은 라스하이마 지방 정부가 바다를 매립해 만들 인공섬(단나 섬)의 50만㎡ 를 사들이기로 계약했다. 단나 섬은 내년에 매립에 들어가 2009년 5개의 인공 섬을 만드는데 그 중 3개 섬을 장 회장이 사들이는 것이다. 장 회장은 이 섬에 고급 별장과 고층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두명의 원저우 출신 상인들이 80만 평방미터의 토지를 사들이면서 지불하는 대금은 50억위안(약 6000억원)이다. 두 사람은 중국 난징(南京)과 상하이(上海)에서 대규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갑부들이다.

이와 별도로 정커룽(鄭可龍)이란 원저우 상인도 인공섬(마지안 섬) 4만㎡를 사들이기 위해 현지 지방 정부와 협력 의향서를 교환한 상태다. 유럽의 한 부동산 업체가 개발한 이 섬에 들어선 아파트의 ㎡당 가격은 4만위안(약 480만원)을 넘는다.

또 다른 원저우 상인 후밍량(胡明亮)은 14만평의 토지를 빌려 대규모 요트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에 몰려들 전세계 부호들에게 부의 상징인 요트를 팔겠다는 계산이다.

두바이의 별일곱개 짜리 초특급 호텔을 운영하는 나킬 그룹의 초청으로 중국의 부동산·제조·항공업계 시찰단이 조만간 두바이를 줄줄이 방문할 계획이어서 중국인의 아랍에미리트 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저우 상인들이 아랍에미리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구 200만명에 불과한 중동의 소국인 아랍에미리트 적극적인 경제 개방 정책을 펴고 있는 비즈니스의 낙원이다. 소득세를 한푼도 물리지 않고, 수출입 관세도 5%로 아주 낮다.특히 통과관세는 단 1%만 받는다.무엇보다 외환 통제 정책이 없다.

이렇다 보니 유럽과 미국 상인을 비롯해 인도 상인 까지 이곳으로 몰려들어 경쟁적으로 부동산 개발에 달려들었다. 중국 비즈니스계의 대표선수 격인 원저우 상인들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었던 것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