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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 반이명박 … 실제론 3각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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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치·통일·외교안보를 주제로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가 6일 밤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렸다. 후보들이 토론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제·문국현·권영길·이회창·이명박·정동영 후보(추첨 순). [사진=조용철 기자]

검찰의 BBK 사건 수사 발표 이후 대선 레이스가 '이명박 대 반이명박' 대결 구도로 재편되는 흐름이 완연하다.

보수 우파(이회창 무소속 후보)에서 좌파(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후보가 검찰 발표를 비난하면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6일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대선은 과거회귀세력인 수구부패동맹과 미래세력인 민주평화세력의 전면전이 됐다"며 "거짓된 세상을 막기 위해 모든 이해관계를 초월해 뭉치자"며 '반이명박 연대'를 제안했다. 정 후보는 "수구부패동맹의 편짜기에 가담한 검찰의 수사는 전면 무효"라고 주장했다. 신당은 이틀째 명동에서 검찰 규탄 장외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저녁 때 광화문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 측도 "검찰은 자신이 내놓은 수사 결과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며 "검찰은 최소한 이명박 후보의 언론 인터뷰, BBK 명함 사용, 심텍 피소 건만은 확실하게 조사해 결과를 밝혀라"(조용남 부대변인)고 요구했다.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창사랑.박사모는 반부패 범국민서명운동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국현 창조한국당.권영길 민주노동당.이인제 민주당 후보도 이명박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전면적인 반이명박 연합전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

지지율 2위를 다투는 이회창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정치적 입장이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민노당도 독자 노선을 바꿀 생각이 없다. 다만 이번 수사 발표가 '정동영+문국현+이인제'라는 제한적인 반이명박 연대를 촉진할 가능성은 있다. 결정적 고비를 넘긴 이명박 후보는 타 후보들의 공세를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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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한나라당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아쉬운 게 있다면 후보들이 한국 검찰보다 범죄자의 말을 더 믿는 세상이 됐다는 것"이라며 "범인의 말을 더 믿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 검찰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날 저녁 여의도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첫 후보 TV토론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어제 검찰 조사 결과로 모든 것이 밝혀졌다"며 "정동영 후보는 이 자리에 전쟁을 하러 나온 것 같다. 정 후보는 범죄자 얘기만 믿나"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 범죄자와 동업하지 않았느냐. 범죄자인 줄 알고 동업했나 모르고 했나"라며 "한국 검찰이 이명박 무서워한다고 김경준씨가 메모에서 얘기했다. 이게 검찰 불신의 불씨다"고 맞받아 쳤다.

이회창 후보는 "대통령은 신뢰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이 말 하고 저기서 저 말 하면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며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글=김정하.이종찬 기자 ,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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