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코앞인데 … 투자자 없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2004년 본지에 경영난을 호소했던 중소기업 사장이 또 SOS를 쳤다. 오토바이용 헬멧 제작업체인 라 인더스트리 이동선(55·사진) 사장.

그는 내년 2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리는 ‘딜러 엑스포 2008’에 출품하고 바이어에게 보낼 헬멧을 만들어야 하는데 운영자금이 모자라 발을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딜러 엑스포는 오토바이 관련 용품의 최대 전시회다.

이 사장은 “미국 시장 진출이 이제 눈앞에 와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사장은 2006년 전시회에서 대니얼 케이(47)라는 20년 경력의 오토바이 용품 세일즈맨을 만나 올해 초 미국 시카고에 어렵사리 판매 거점을 마련했다.

케이가 발로 뛰어 4만 개의 헬멧을 주문받았지만 아직 1000여 개 정도밖에 공급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과 사업을 함께할 투자자를 찾아 나섰다. 이 사장은 “5억원 정도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파트너로 공장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거나 미국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 교민도 좋다고 한다.

그는 1993년부터 15년 동안 줄곧 헬멧 사업에 매달렸다. 이 회사가 국제 특허를 받은 헬멧은 김 서림과 소음을 크게 줄인 제품. 2004년 딜러 엑스포에서 호평 받았지만 생산 능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외환위기 과정에서 얻은 빚을 갚지 못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국제특허도 2005년 본지 보도가 나간 이후 한 독지가가 쾌척한 4000만원으로 간신히 해결했다. 지금까지 투자 제의가 몇 번 있었지만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공장을 꾸리고 있다. 돈이 조금 모이면 경기도 용인의 임대 공장에서 부인, 직원 두 명과 함께 헬멧을 만든다. 문의 dslee52@yahoo.co.kr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