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쿠웨이트와 50억 달러 들여 광둥성에 초대형 정유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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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중국이 쿠웨이트와 손잡고 50억 달러(약 4조6000억원)짜리 광둥(廣東)성에 초대형 정유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국제 유가 폭등과 석유 공급 부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외국인과 합작한 투자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다. 종전 최대는 중국 3위 석유화학 기업인 중국해양석유(CNOOC)와 다국적 석유업체 로열 더치셸이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에 합작 투자한 43억 달러였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 데일리는 5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중국 2위 국유 석유화학 기업 중국석화(石化:SINOPEC)의 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투자 파트너는 쿠웨이트의 국영 쿠웨이트석유공사로 결정됐다. 위원회는 2005년 12월 이후 중국석화의 투자 계획에 대해 2년간 환경영향 평가 등을 통해 타당성 조사를 정밀하게 진행해 왔다.

 투자 계획에 따르면 중국석화는 광둥성 난사에 2010년 가동을 목표로 초대형 정유공장을 건설한다. 완공된 공장은 연간 1200만t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으며, 연간 10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다. 중국의 원유 정제 능력은 연간 3억4000만t 정도다.

 중국 정부가 환경오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쿠웨이트를 끌어들여 대규모 정유공장을 짓기로 확정한 것은 그만큼 고유가 위기 대처가 절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석유 수출량이 수입량보다 많은 석유 순수출국이었으나 연간 10% 전후의 경제 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93년부터 순수입국으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 수입국이 됐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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