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투자鬼才 잇단 투자실패-소로스 망신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투자의 달인(達人)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신념.」 국제금융시장을 떡주무르듯 하던「투자의 귀재」조지 소로스가 올들어 완전히 스타일을 구기고 있다.
퀀텀 펀드를 비롯,무려 1백10억 달러에 달하는 각종 펀드를통해 선진각국 중앙은행을 무색케하던 소로스가 최근들어 막대한 손실을 거듭하고 있다.달러가 엔화에 대해 전후최저치를 연속 경신하는 마당에 올해내내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 설 것이라는 신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지난 2월 달러-엔 환율투기로 무려 6억달러(총자산의 5%)의 손실을 입었던 그가 최근 수주간 다시 4억~6억 달러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소로스의 신념이란 다름이 아니라 일본 엔화가 현재 수준으로 볼때 과대평가돼 있으며 달러화는 달러당 1백10엔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지난 10월4일에도 그는 인터뷰를 통해『엔화는 달러에 대해 15~20%정도 떨어질 것』이라 는 신탁(神託)을 되풀이 했다.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를 막기위해 국제금융시장에서 무려 2백억달러를 매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올들어 현재까지 달러에 대해 13%나 평가절상된채 전혀 하락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소로스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우리시대의정신적 지도자」(英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라는 평가에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몇가지 실례를 들어보자.92년 그는 영국 파운드화를 매각해 유럽통화제도(EMS)의 유럽환율조정체계(ERM)로부터 영국을 탈락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었다.그뿐아니다.다음해인 93년에는 다시 유럽통화시장에서 프랑스 프랑화를 대량으로 매각,ERM의 환율변동폭을 상하 2.5%에서 15%로 확대하게끔 만든 장본인이었다.ERM을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만든 것이다.
그런 조지 소로스가 올들어 왜 그토록 판단 미스를 범하고 있으며 또한 자신의 판단 미스를 인정하려 들지 않을까.
『올 한해동안 소로스는 자신이 옳다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틀린 것은 자신이 아니라 시장(市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11월10일자) 〈李信雨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