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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東.北阿 경제권 태동-현황과 향후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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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동.北아프리카경제권이 꿈틀거리고 있다.지난달말 「평화조약」체결에 이어 열린 이 지역 최초의 경제정상회담엔 역내외(域內外)61개국의 정부대표와 기업인들이 참석,지역경제공동체 창설을 추진하기로 하는 한편 지역개발은행 창설.무역촉진. 관광진흥 등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유럽연합(EU).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亞太경제협력체(APEC)가,지중해.아랍권에선 중동.북아(北阿)경제권이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중동.북아경제권을 개관(槪觀)하 고 「평화특수」의 전망과 우리 기업의 진출 전략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註] 지난달말 열린 중동.北아프리카 경제정상회담에 참석한 페레스 이스라엘외무장관은 인구 3억명의 중동과 북아프리카가 모로코를 중심으로 유럽연합(EU)을 모델로 한 단일시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5일 아부다비發 외신은 아랍권 6개국이 결성한 걸프협력회의(GCC)가 EU에 2차 관세대표단을 파견,EU식 경제통합을 위한 정보수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유럽대륙의 EU,북미대륙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亞太경제협력체(APEC)의 무역자유化론이 무르익는 동안 중동.북아(北阿)지역에서 또 하나의 경제권이 태동하고 있었던 것이다.심지어 이스라엘과 팔레 스타인.요르단을 통합,베네룩스 3국처럼 하나의 국가연합으로 발전시키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오고 있다.
역내(域內)국가를 포함,세계 61개국의 정부대표와 기업인들이참석한 이번 회담에서 참가국들은 중동개발은행,중동.북아경제공동체 창설구상이 담긴 카사블랑카선언을 채택했으며 각국 정부와 민간기업들은 이 지역에 하나의 경제권을 창설하기 위해 공동노력키로 합의했다.이에따라▲경제공동체 실현▲지역개발은행 창설방안 검토▲관광진흥▲상공회의소.지역경제협의회 설립등이 추진될 전망.
모로코국왕 하산2세는 아랍국가들이 이 회담에 참석함으로써 對이스라엘교역 거부정책을 사실상 철회했다고 밝혔다.역내경협회담 참석등 이스라엘인들의 행보는 빨라지고 있으며 모로코.튀니지가 이스라엘 대표부 개설에 합의한데 이어 아랍국가들도 이스라엘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토퍼 美국무장관은 이번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떠나며『중동이 사업에 개방돼 있다』고 말했다.이번 회담에 참석한 웨서 세계은행부총재는 중동.북아국가들이 경제개혁을 추진할 경우 이 지역에 대한 세은(世銀)대출금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미드誌는 이 지역에 평화가 정착되면서 국제적인 투자기금들이 진출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추진중이거나 거론되고 있는 역내 프로젝트는 이집트의 시나이반도~이스라엘~요르단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지중해와 요르단계곡.사해를 연결하는 운하,사해지역에 평화市 건설등.
앞으로 이 지역의 경협을 주도할 이스라엘은 강원도 만한 영토에 인구 5백만명이 살고 있다.국내총생산(GDP)은 6백50억달러.경제규모는 작지만 연간 1백30억 달러에 달하는 수출중 전자 등 첨단산업의 비중이 46.7%나 된다.이스 라엘은 한편아랍국가들과의 적대관계 해소로 연간 60억달러의 국방예산을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돌릴 수 있게 됐다.
팔레스타인.요르단 등 평화협상의 또 다른 당사자인 아랍국가들의 인구는 총 2천만명,GDP의 총화는 2백50억달러 내외다.
이들은 경제규모가 작아 역내경제에 대한 영향력은 약하나 평화무드가 조성되면서 외국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G DP 1천억달러의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GCC국가들과 리비아.이집트를 비롯한 북아프리카국가들은 각각 1천9백억달러와 1천4백억달러의권역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나라가 과연 서로를 겨누던 창을 녹여 보습을 만들어 분쟁과 빈곤의 땅을 평화와 번영의 땅으로 갈아엎을 수 있을 것인가.시리아.레바논 등의 이번 회담 불참은 경제공동체로의 노정이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평화특수」에 눈독을 들이고있는 역외기업들도 아직은『규제적인 환경으로 인해 적절한 수익이보장되지 않으면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발전의 최대 장애요인이었던 이스라엘.아랍간 적대관계가 청산된 만큼 경협이 결실을 거두는 것은 시간문제란 전망이 우세하다.
〈李必宰.兪翔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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