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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레슨] 일임형 랩어카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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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고객이 증권사에 일정 수수료를 내고 자기 재산을 완전히 맡기는 간접투자 수단이다. 증권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 구성, 투자종목 추천, 자문은 물론 실제 투자까지 자산 운용의 전 과정을 대신한다. 지난해 10월까지는 증권사가 투자 조언과 자문 역할만 하고 투자는 고객이 하는 자문형 랩어카운트만 가능했지만 이후 정부 규제가 풀리면서 각 증권사들이 속속 상품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급등세가 진정되고 저금리가 여전한 데다 카드채 등에 따른 금융 불안이 있는 탓인지 두어달 만에 판매액이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금융회사에 투자를 맡기는 간접투자라는 점에서 투신사에서 파는 펀드와 비슷하다. 그러나 개인이 투자금액과 자금 용도 및 사용 시기에 맞춰 적절한 투자대상을 직접 골라야 하는 펀드와 달리 증권사가 최선의 맞춤 투자 모델을 구성해준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전문가들이 그때그때의 금융상황에 맞춰 주식.부동산.예금.보험 등에서 적절한 투자처를 찾아 투자하므로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주식형.채권형 등 다양한 상품이 마련돼 있고 상품마다 고위험 고수익 형과 저위험 안정수익형이 따로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수수료가 총자산의 일정 비율로 부과되는 방식이어서 고객 자산이 늘어야 증권사도 돈을 벌게 되므로 증권사가 주식을 불필요하게 자주 사고파는 등의 '도덕적 해이'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런 만큼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비용이 많이 든다.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에 1억원 이하를 맡길 경우 대개 분기별로 투자액의 0.8%, 1년에 3.2%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연 1.7% 수준의 판매.운용 수수료를 내는 국내 펀드의 두배 수준이다. 최소 가입금액이 3천만원에서 수억원으로 상당히 많은 액수라는 점도 일반인에겐 부담이다.

일임형 랩어카운트 역시 투자 결과에 따라 원금 이하의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따라서 자신의 재정 상황과 자금 운용 계획에 따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국내 증권사들의 운용 기간이 짧아 아직 검증할 수 있는 실적이 거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박응경 삼성증권 웰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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