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박스] 안면윤곽성형술 … 뼈를 깎는 고통, 때로는 목숨도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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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댄스그룹 출신 여성 연예인이 안면윤곽수술을 받다 중태에 빠졌던 사실이 보도됐다.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이처럼 턱수술을 하다 중태 또는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성형을 마치 마법의 기술처럼 생각하며 쉽게 결정하는 풍조가 안타깝기만 하다.  

 안면윤곽성형술이란 얼굴 골격의 모양이나 위치를 바꿔 얼굴 전체 모습에 변화를 주는 수술이다. 대표적인 수술이 대중에게 친숙한 광대뼈성형과 턱뼈성형이다. 이 수술은 모두 1980년대 초 성형외과 전문의인 백세민 박사가 처음 시작하고 발전시켰으며, 전 세계에 널리 퍼뜨린 한국판 성형수술 1·2호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많은 성형외과 의사가 다듬고 정련해 지금은 예술적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대뼈 성형수술은 머리 속이나 입 속, 또는 귀 앞 절개를 통해 광대뼈를 자른 뒤 바람직한 위치로 이동해 고정시키는 수술이다. 광대뼈의 크기·위치·모양을 바꿔 조화로운 얼굴 윤곽을 만든다. 턱뼈 성형술은 조금 다르다. 입 속 절개를 통해 턱뼈 각을 중심으로 턱뼈의 바깥 면을 자르든지 갈아서 턱뼈의 외형을 바꿔준다.

 이 같은 안면윤곽수술은 쌍꺼풀이나 코를 높이는 수술보다 방법이 까다롭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신마취 하에서 수술해야 하고, 수술 부위 근처에 중요한 혈관이나 신경들이 있어 출혈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 뼈의 기본적인 구조와 주요 신경·혈관을 잘 보존한 채 수술해야 하므로 실제 뼈를 자르고 갈고, 옮길 수 있는 양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사람마다 턱뼈나 광대뼈의 모양도 천차만별이어서 모든 사람이 원하는 얼굴이나 턱을 가질 수도 없다.

 안면윤곽술이 얼굴을 줄이고, 계란형 또는 V라인을 만들어 준다고 쉽게 생각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수술이 아닌 것이다.

 이 수술을 하는 의사는 성형외과의 기본 기술와 지식을 완전히 배운 뒤에 두개악안면 성형외과라는 특수외과 분야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수련이 필요하다. 특히 얼굴뼈뿐 아니라 두개안면부 전체의 신경·혈관과 기타 주요 장기에 대한 철저하고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의대 졸업 후 최소 6년 이상의 수련과 교육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서구에서는 어느 정도의 턱뼈 각과 광대뼈가 돌출한 얼굴을 더 선호해 오히려 돌출을 강조하는 수술을 주로 한다.

 얼굴의 아름다움은 조화에서 만들어진다. 눈·코·입 등 각각의 모양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가 미의 기준이 돼야 한다. 안면윤곽성형술은 얼굴의 조화와 균형에 도움을 주기 위한 수술이지 모든 사람의 얼굴을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기 위한 수술은 아니다.

백롱민 (서울대 의대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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