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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졸림·불안감·소화불량·신경질 … ‘고3병’ 고쳐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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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 등록 전 건강검진부터=1년 내내 몸과 마음을 혹사당하는 수험생들. 실제 자녀 사랑도 입시 앞에선 무력한 경우가 많다. 수험생이 불편한 증상을 호소해도 중병이 의심되지 않는 한 ‘고3병’이라고 자위하면서 병원 방문을 꺼린다.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수업을 빠져야 하는 학업 방해 요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소해 보이는 신체적 질병이건, 고3병이건 혹은 그저 단순한 수험생 스트레스이건 간에 신속한 병원 치료를 받아야 남은 시간 학습능력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먼저 종합건강검진은 필수. 건강해 보이는 수험생(예비 고3생 포함)도 예외가 아니다. 수험생을 위한 건강검진 클리닉을 방문해도 좋고, 가정의와 상의해 평소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를 집중 점검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근시가 있다면 렌즈 도수부터 교정해 주자. 근시는 25세까지 계속 시력이 나빠질 수 있는 진행성 안과 질환임을 명심해야 한다.

 길거리를 걷거나 버스·지하철 등을 타고 다니면서 MP3·카세트 등 이어폰을 꽂고 사는 요즈음 학생들에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청신경 손상이 온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청력 검사와 평상시 청력 보존법을 생활화하도록 해야 한다.

 성인 키의 4분의 1, 성인 체중의 2분의 1이 형성되는 사춘기 땐 빈혈이 빈발한다. 특히 여학생은 생리까지 겹쳐 더 문제다. 빈혈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눈꺼풀을 뒤집어보면 건강한 점막은 분홍색이다. 이보다 흰색에 가깝다면 빈혈을 의심해야 한다.

 혈압 체크, 소변검사, 대변검사는 고등학교 때 반드시 한 번쯤은 받아야 하는 간단한 검사다. 소홀히 했다면 이 역시 검사 대상이다.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하는 결핵 여부도 확인해 보자. 가슴 X선 검사는 해마다 받아야 하는 필수 검진 항목이다.

 ◆10일간 실천할 고3병 치료법=수시로 몰려오는 졸림, 뒷골이 당기는 듯한 불편함, 산만함, 불안감, 식욕 감퇴 혹은 폭식, 수시로 나타나는 속 불편한 증상, 소화불량, 괜스레 트집을 잡으며 신경질 부리기, 잦은 감기…. 모두 ‘고 3병’이 초래하는 증상들이다.

 고3병의 원인은 오랜 세월 지속되는 입시 스트레스다. 우선 고3병에 시달린 수험생이라면 당장이라도 병원에 가서 증상의 해결책을 찾자.

 예컨대 뒷골·목·어깨·머리 전체가 아픈 ‘긴장성 두통’에 시달린다면 해결책을 익혀야 한다. 일단 통증이 올 땐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온탕에 몸 담그기부터 해 보자. 또 재발을 막기 위해선 오늘부터 수능 성적이 발표되는 열흘간 만이라도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1시간 공부 뒤 10분간 스트레칭’을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특히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는 침대에서 숙면을 취하고, 주말엔 한두 시간이라도 노래방 가기, 운동, 영화 감상 등 스트레스 해소 시간을 갖기를 권한다.

 엉클어졌던 식생활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다. 속이 불편한 증상이 있는 학생이라면 아침 식사를 반드시 하도록 해야 한다. 사정이 여의치 않더라도 과일 주스·우유·바나나·시리얼 등이라도 꼭 먹도록 하자. 점심·저녁 식사는 배부르지 않게 적당한 양을 먹어야 하며, 밤참은 과일 등으로 간단히 해결토록 한다. 지금부터 열흘간 이 방법을 실천해도 별반 효험이 없다면 병원에서 위장관 운동 촉진제 등을 처방받아 단기간 약물 치료를 받는다.

 예비 고3 학생의 부모라면 부모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지 자가점검이 필요하다. 고3병은 수험생 모두가 앓는 병은 아니며, 부모가 자녀의 능력보다 기대를 지나치게 높게 잡은 채 맹목적인 입시 공부를 강요할 때 빈발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모든 스케줄을 자녀와 상의해 본인이 ‘할 만하다’ 또는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일 때 정해야 한다. 이것이 고3병 예방의 출발점이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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