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읽고있습니다>『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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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소설을 읽을 때 작가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을 발견하면기쁘지만 주인공을 내세워 해답을 요구할 때는 곤혹스럽다.이 작품을 읽으면 이런 두 감정이 선명하게 교차한다.작가는 꾹꾹 눌러 두었던 남녀차별에 대한 반발감을 때로는 달래 고 때로는 할퀴면서 독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다린다.
굳이 따지자니 얼굴 붉히게 되고 담아두자니 답답한 남녀차별이라는 악습을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경고하면서도 문제의 향방에대해서는 섣불리 단정하지 않는다.남녀차별 문제를 해결하자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혜를 갖게 된 것도 이 책을 통해 얻고 있는커다란 수확이다.〈공지영지음.문예마당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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