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社 과열경쟁 중국측 추가요구 많아-對中 경협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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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국총리 방한에 맞춰 주요 그룹마다 굵직한 대중국(對中國)투자계획과 의욕을 밝히고 있으나 중국과의 경협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경협을 일궈내기까지,또 구체적인투자를 진행할 때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리라는 것이다.우선 경협 창구 문제다.정부 주도로 경협을 진행하는 중국은 창구가 하나로 통일돼 있지만,우리는 개별기업 단위로 접촉하고 있어 우리기업간의「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무역진흥공사 이인석(李仁錫)북방실장은 『중국은 대부분 1품목1업체 경협을 원칙으로 정해놓고 한국기업끼리 경쟁을 붙여 유리한 쪽과 계약하는 일이 많다』고 지적한다.이 때문에 국내 기업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나쁜 조건으로 사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기업들이 묵시적으로 윤번제를 적용,경쟁업체를 밀어주고빠지며 유리한 조건으로 해외진출에 나서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우리 기업도 이같이 자율적인 교통정리가 바람직하나「국제화경쟁」이 워낙 치열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 계자들의 말이다. 또 구체적인 투자진행 과정도 상당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한국측 합작선에 대한 중국측의 추가투자 요구가 잦아 이를 다 들어주다가는 빈털터리가 돼 나오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계약서에 사인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앞으로 얼마나투자를 더 해야 할지 누구도 가늠할수 없다.계약서에 들어있는 것 이상의 상당한 비용부담을 당초부터 각오해야 한다』고 李실장은 강조한다.이와 함께 수시로 바뀌는 중국의 각종 법률 과 제도,우리와 다른 경영체제등도 실제 기업경영을 하며 헤쳐나가야 할 어려움이다.
〈柳奎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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