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댓글] 막 내놔도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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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제28회 청룡영화제.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이라지만 정작 화제가 된 것은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영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레드카펫.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여배우들의 노출 수위가 예년에 비해 훨씬 높았기 때문입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가슴과 등을 시원하게 파고 스커트 밑단을 과감하게 잘라낸 드레스를 걸친 여배우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을 아찔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양우영씨 외 몇몇 분들이 “이런 옷 자주 입어 달라. 눈이 즐겁다”는 댓글을 남겼지만, 여배우들의 과잉 노출 경쟁을 보는 네티즌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특히 드레스가 거의 벗겨질 듯한 모습을 연출한 배우 김윤진에 대한 의견이 많았는데요. ‘canarya84’는 “드레스를 추켜올려주고 싶다”고 했고 ‘wldudfid’는 “좀 민망하더라. 흘러내릴까봐 보는 사람이 더 불안했다”고 했습니다. ‘lala1477’은 “예전에 ‘밀애’라는 영화로 여우주연상 받을 때도 의상이 이런 식이었다. 가끔 너무 안 어울리는 옷과 노출 때문에 평소의 연기력이 묻히는 게 안타깝다”고 말해 공감을 얻었습니다.  

 평소 청순한 이미지를 보여주던 배우 박시연의 파격 노출에도 수많은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풍만한 가슴을 한껏 드러낸 그의 선택에 네티즌들은 “뜻밖이다. 박시연의 재발견이다”라는 반응과 함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이 내놓았죠. 박영미씨는 “어느 정도야 당당하고 멋져 보이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소중한 몸을 예쁘게 보이는 센스가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했습니다. 김지영씨는 “노출을 위한 노출은 자제했으면 한다. 얼마나 벗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름답게 보이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이 밖에도 “1년에 한 번 마음 놓고 가슴 드러내는 날~누굴 위해? 시청자를 위해!(ID:kimjm1105 )” “다 가리고 나오면 껌딱지 주제에 왜 가리느냐고 하고, 드러내면 노출한다고 욕하니 어쩌라는 거냐(김영민)” “실리콘으로 꽉꽉 채운 가슴들 뭐가 그리 잘났다고 벗어대는지”등 갖가지 댓글들이 수없이 올라왔습니다. 다음에 열리는 시상식 레드카펫에서는 제발 그저 짧고 깊게 파인 드레스보다는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자신감이 엿보이는 스타일로 섹시함을 뽐내는 패셔니스타를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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