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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렀다, 오만戰" 이 악문 해외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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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해 10월 22일 아침 아시안컵 예선이 열리고 있던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40여 계단이나 아래인 오만에 1-3으로 졌다는 것이다.

월드컵 4강의 자존심은 구겨졌고,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경질설이 불거졌다. 오만은 한국을 꺾은 덕분에 연말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올해의 팀'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4개월 만인 14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리턴매치가 열린다. 이번에는 해외파 월드컵 전사들이 설욕전의 선봉에 선다.

13일 대표팀의 최종 훈련이 진행된 문수경기장. 주전과 후보로 나뉘어 연습경기를 치르기에 앞서 코엘류 감독은 안정환(요코하마)을 공격의 정점에 세웠다. 그 좌우에 설기현(안더레흐트)과 차두리(프랑크푸르트)가 위치를 잡았고, 박지성(아인트호벤)이 안정환의 뒤를 받쳤다.

전날 훈련 때 "네명의 공격진이 수시로 치고 들어가는 적극적인 공격을 원한다"던 코엘류 감독의 말에 부응하듯 이들 네명은 시종 날카롭게 골문을 노렸다. 특히 박지성은 두 차례나 묘기에 가까운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며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했고, 안정환은 세트플레이 연습 때 멋진 포물선을 그린 프리킥 골을 선보였다. 박지성은 "몸 상태는 좋다. 코엘류 감독이 주전 경쟁을 선언한 만큼 좋은 경기를 펼쳐보이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수혈된 올림픽대표 출신 '젊은 피'도 코엘류 감독이 믿는 구석이다. 이영표(아인트호벤).송종국(페예노르트)을 대신해 양 날개로 낙점받은 김동진.최원권(이상 안양)도 빠른 돌파 능력을 보이며 오만전에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을 채비를 마쳤다.

또 지난해 두 차례의 자책골로 힘든 한 해를 보낸 조병국(수원)도 오랜만에 코엘류 감독의 부름을 받아 선배 김태영(전남).최진철(전북)과 호흡을 맞춘다. 이날 네덜란드에서 귀국한 송종국은 숨돌릴 틈도 없이 최종 훈련에 합류했고, 오만전에서 '조커'로 기용될 전망이다.

올해 초 걸프컵에서 카타르.아랍에미리트를 연파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만도 이날 입국, 오후 7시부터 문수경기장에서 현지적응 훈련을 했다.

체코 출신인 밀란 마찰라 감독은 지난해 승리로 다소 거만해진 듯 김해공항 도착 직후 "이런 곳까지 11시간이나 비행해서 경기하러 올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울산=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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