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모처럼 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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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7일 연속 내렸던 국내 증시가 26일 사상 둘째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크게 올랐다. 주식형 펀드로도 돈이 몰려 국내 전체 펀드의 설정 잔액은 300조원에 근접했다. 지난주 말 1780대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82.45포인트 오른 1855.33로 장을 마감했다. 8월 20일(93.20포인트)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지수 선물가격도 급등하면서 거래소 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매를 중단시키는 ‘사이드 카’가 올 들어 네 번째 발동됐다.

 국내 증시 상승은 미 뉴욕 다우존스 지수가 주말에 1.43% 상승한 덕을 봤다. 이날 통신을 제외한 전 업종의 주가가 오르는 가운데 최근 주춤하거나 하락했던 중국 관련 수혜주들이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12일째 대규모 매도에 치중해온 외국인들은 모처럼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46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증시의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말 이상한 루머로 주가가 어처구니없이 떨어진 데 따른 반작용까지 겹치면서 반등폭이 컸다”며 “추가 반등은 그리 길지 않고 당분간 1700대를 전후해 치열한 매매공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우리 경제는 물론 미국 경기도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전 세계적인 돈의 흐름도 둔화되고 있어 더 이상 증시를 밀어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이번 상승은 그동안 침체장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정”이라며 “소비시장으로서 중국의 강세가 부각되면서 중국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말까지 계속된 증시 하락에도 주식형 펀드로는 돈이 계속 몰리고 있다. 이날 현재 국내 전체 펀드의 설정 잔액은 지난달 말보다 16조원 늘어난 299조4620억원으로, 사상 첫 300조원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홍병기·고란 기자

◆사이드 카= 증권 선물시장에서 5%, 코스닥 선물시장에서 6%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상황이 1분 이상 지속되면 자동으로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 경찰 사이드 카가 길을 안내하듯 시장을 유도한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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