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육 '프리먼트' 오픈 - 이기홍 CEO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이랜드 그룹이 온라인 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교육 콘텐트 유통 시장이다. ‘프리먼트’라는 이름으로 이랜드그룹의 주요사업 중 하나가 됐다. 지난 19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프리먼트’ 사이트 공식 오픈 기자간담회에는 김영수 이랜드그룹 사장이 참석,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

"강사-교육소비자 '윈윈'
사교육비 부담 줄여야"

프리먼트는 오픈마켓형 이러닝몰(e-learning mall)을 표방하고 있다. G마켓·옥션 등으로 익숙한 오픈마켓의 개념을 교육 콘텐트 시장에 접목했다는 점이 새롭다. 메가스터디 스타강사 출신의 반주원 씨를 CMO(마케팅 담당)로, 옥션 시스템개발 전문가 이재훈 씨를 CTO(기술담당)로 영입했다.
CEO는 전 비타에듀 대표이자 수리영역분야 스타강사인 이기홍(49)씨다. 프리먼트에 대한 궁금증을 이 대표에게 물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현재의 높은 사교육비를 줄여보겠다는 생각이 출발점이었다. 학원 강사들이 겉으로는 고소득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실제는 그렇지 않다.
교육 상품의 유통 구조를 개선해 생산자(학원)의 부담을 줄이고 강사의 수입을 극대화하면서도 소비자(학생과 학부모)는 저렴하게 교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오픈마켓 이러닝은 어떤 개념인가.
“한 마디로 교육 콘텐트의 백화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삼성이 자체적으로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백화점에서도 판매를 하듯 학원이나 강사가 프리먼트에 입점해 자신들의 교육 콘텐트를 판매하는 것이다. IT 인프라와 유통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에 군소학원이나 지방의 강사들도 쉽게 강의를 선보일 수 있다. 또 학생들은 보다 다양한 강의를 골라 들을 수 있다.
이미 판매중인 콘텐트를 재판매하는 ‘크로스 셀링’도 가능하다. 좋은 강의만 골라 패키지로 묶어 재판매하는 등 교육 콘텐트 시장이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될 것이다.
영어학원에서 수강생들에게 수학·과학 강좌를 제공할 수도 있다.”

프리먼트만의 경쟁력은.
“기존의 이러닝 사이트들은 오프라인 교육기관들과 배타적인 성격을 갖지만 프리먼트는 그렇지 않다. 학원과 강사가 사업의 주체가 되고 우리는 이를 도와주는 것이다. 저작권도 100% 강사에게 있다. 기존의 이러닝 업체들도 프리먼트를 통해 자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실력 있는 강사들이 촬영과 기획,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어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촬영·편집·인코딩·업로드 등의 과정에 전문가가 필요하고 부대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프리먼트에서는 자체 개발프로그램인 FMS(freemont management service) 시스템으로 위 과정을 지원해 시간과 공간, 그리고 비용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게 했다.

또 기존의 이러닝은 67강을 기준으로 하는 등 포맷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프리먼트는 한달·보름·일주일 등 다양한 기간의 강의를 올릴 수 있다. 형식과 내용에 제한이 없다. 단 콘텐트의 질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원칙 아래 평가시스템을 운영한다. 전담 평가팀이 있어 업로드될 콘텐트의 수준을 확인·검증한다.”

어떤 강의를 얼마에 들을 수 있나.
“현재 5000여 개의 강좌를 확보하고 있다. 본인은 물론 반주원 이사와 한만석(지리), 김선태(생물) 등 유명 강사들의 강좌가 앞으로 꾸준히 올라올 것이다. 확인 영어, 뉴스터디, 상상도전 등 12개 학원의 콘텐트도 제공 중이며 앞으로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아발론 등 100여개 학원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이러닝 사이트에서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픈마켓 형태이기 때문에 수강료는 강사가 직접 정한다.
강의 수준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기존의 인터넷 강의보다 30% 이상 저렴해질 것으로 기대한다.1차적으로는 고등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앞으로 재교육 직업군·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트도 판매할 예정이다.”

온라인 교육 시장에 대한 생각은.
“현재 메가스터디의 순이익률을 보면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이 든다. 초기에는 개발비용이 많이 들고 그에 따라 수강료도 높게 책정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지금까지 높은 수강료를 받는 것은 문제다. 또한 많은 업체들이 자사에 게재된 강의를 다른 곳에는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등 배타적인 정책을 갖고 있다. 교육상품은 그래선 안 된다.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살려 사회의 모순 가운데 하나인 사교육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 시장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교육 콘텐트의 오픈마켓이라는 개념이 아직 생소하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이해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학원과 강사들이 프리먼트의 장점을 이해하도록 충분히 홍보해 좋은 강좌를 많이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오프라인으로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려고 한다.
이랜드의 다양한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홈에버, 2001아울렛, 뉴코아, 티니위니, 후아유 등과 제휴해 프로모션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학습 상담을 해 주거나 설명회를 여는 등 학생·학부모와의 만남을 계속 가질 생각이다.
당장의 매출 확보보다는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강의를 적절히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해 나가는 데 힘을 쏟겠다.”  

이기홍 대표는 학원TV·CASE 등의 대표강사였다. 최근 비타에듀에서 강의를 맡아 '기홍신(神)'으로 불릴만큼 인기를 얻었다. 대입수학 교재 '폴수학' 시리즈의 저자이기도 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