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감독 KCC 허재의 환호 “4연승 처음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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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선수로 뛸 때는 원하면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었는데 감독이 되니 마음대로 안 되더라.”

 전주 KCC 허재(사진) 감독은 선수 때와 감독이 되어서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탄이 묻어나는 그의 말대로 허 감독은 꼴찌를 한 지난해처럼 올해도 무척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KCC는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혔으면서도 초반 연패의 수렁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 간절히 원한다면 선수로도 감독으로도 불가능은 없다.

 KCC가 25일 잠실 학생체육관 원정경기에서 4연승 고속도로를 달리던 SK에 역전승을 거두고 4연승했다. KCC는 초반 부진을 딛고 9승6패 공동 3위로 올라섰다.

 76-76으로 동점이던 종료 16초 전 공격권을 잡은 허재 감독은 슛감이 좋은 로빈슨이나 추승균에게 슛을 지시하고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바라봤다. 허 감독의 간절한 바람대로 로빈슨은 종료 2.8초 전 상대 수비를 달고 올라가 슛을 우겨넣었다. 로빈슨은 좋아서 펄펄 뛰었고, 허 감독도 자신이 슛을 넣은 양 펄펄 뛰었다. 이날 승리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 허재 감독은 “감독이 된 이후 4연승은 처음”이라며 “어제 KTF에 승리한 뒤 선수들 눈빛이 달라졌다. 자신감도 넘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그러면서 “정말 승리에 굶주렸고 지금보다 한 2승 정도는 더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KCC는 서장훈(9득점)이 부진했지만 추승균(15득점)이 접전을 벌이던 4쿼터 후반 3점슛 2개를 꽂는 등 승리에 공헌했다. 추승균은 “ 1라운드에서는 뻑뻑했지만 2라운드가 되니까 잘 돌아간다”고 말했다.

창원 LG는 원주 원정에서 동부에 76-75으로 이겼다. LG는 종료 버저와 함께 터진 블랭슨의 슛으로 대어를 잡았다.

인천에서는 인천 전자랜드가 울산 모비스를 82-68로 물리쳤다. 에릭 산드린 사건으로 또다시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모자란 상태로 경기를 치른 모비스는 9연패를 당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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