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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요즘 꿈속에서 자꾸 다른 남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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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씨는 밤마다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과 애정행각을 벌이는 꿈을 꾼다며 혹시 자신이 권태기가 아닌지, 이런 꿈이 결혼생활의 문제점을 시사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털어놨다. “남편은 좋은 사람이고 결혼생활에 전혀 아쉬움도 없는데….” J씨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에서 꿈이 현실과 무의식을 반영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이를 너무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꿈이 일러주는 암시에 삶의 힌트를 얻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이 지나쳐서 꿈이 현실을 대변하고 예언도 한다고 여기는 것은 지나치다.

올해 몬트리올 대학의 연구팀은 성행위를 담은 남녀의 꿈 3500건을 분석했다. 그 연구결과를 40년 전의 결과와 비교했더니, 과거에 비해 여성이 성적인 꿈을 꾸는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1960년대 이후 불어 닥친 남녀 평등주의, 과거에 비해 여성의 사회적 역할 비중이 더 커졌다는 사실과 관련 있다고 한다.

꿈에도 남녀 차이가 있다.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섹스를 하게 되는 꿈이 여성은 18%, 남성은 5%로 여성이 3배 이상 높았다. 꿈속에서도 여성은 자신의 욕망보다는 남성에 의해 성행위가 좌지우지된다는 뜻이다. 꿈속에서 여성의 4%가 상대의 클라이맥스를 허용한 반면, 남성이 상대의 클라이맥스까지 허용한 경우는 제로였다. 여성이 상대방의 성적 즐거움을 더욱 배려하고 상대 위주의 성행위를 하는 데 반해 남성은 꿈속의 성행위에서도 자기중심적이라는 뜻이다.

또 여성은 꿈속에서 성적 대상으로 현재나 과거의 연인이 20%나 등장하는데, 남성은 14%였다. 이는 여성이 친밀감을 느끼는 지속형 대상에게 성적인 욕구를 느낀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이에 반해 남성은 미지의 상대와 성행위를 하는 꿈이 여성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다양한 상대와 섹스를 하고 싶은 남성의 잠재의식이 꿈속에서도 드러난 것이다. 꿈속에서조차 일탈을 기대하는 쪽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

여성의 성욕은 친밀감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에 의해, 남성의 성욕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주로 지배된다. 즉 여성은 정서적인 유대감의 정도에, 남성은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욕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성적인 꿈에서 남녀의 차이가 나는 것은 이러한 호르몬과 사회적 관습 양쪽의 영향이다.

적어도 꿈속에서 우리는 자유롭다. 동상이몽은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현상일 수 있다. 내 배우자가 다른 상대와 사랑을 나누는 꿈을 꾼다는 것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꿈속의 유희를 현실에서도 즐기겠다는 시도는 가정에 커다란 위협을 초래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배우자가 꿈속에서 즐기는 외도나 성적 욕망은 살짝 눈감아주자. 다만 이런 꿈속의 외도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평소 배우자를 한 번 더 배려하고 보살피는 센스! 그것이 부부 사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필수 영양소다.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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