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업폐수가 서해를 죽인다-한국해양硏 국정감사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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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중국의 급격한 공업화로 대기오염물질이 우리나라까지 날아와 산성비의 농도를 강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산업폐수가 대부분정화되지 않은채 하천을 따라 서해로 흘러들어 우리나라 근해까지영향을 미치고 있다.이에 따른 서해환경오염은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나 폐유성분과 각종 찌꺼기가 높게 검출되며 카드뮴.납.
구리등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과 농약까지 해저의 뻘층에도 누적되고 있어 계속 감시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한국해양연구소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보고한 「중국공업화에따른 서해안오염에 대한 연구결과및 대책」(연구자 해양환경연구부梁東範박사팀)에서 밝혀졌다.
梁박사팀은 지난해 봄부터 중국의 산둥(山東)반도에서 1백㎞ 떨어진 해역에서부터 우리나라 흑산도에서 50㎞떨어진 해역사이,제주도 서남해역 사이의 37개 지점을 선정해 바닷물과 해저층의오염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결과 중국측 연안수에서 나온 폐유성분이 우리나라 서해 남부해역에서도 바닷물 ℓ당 6.7~8.3㎍이나 검출돼 계속 감시를해야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폐유성분은 우리나라 동해북부지역등 청정지역에서는 선박파손이나 기름유출사고 등이 일어나지 않는한 거의 볼 수 없는 수치다. 특히 청정지역으로 이름난 제주도 서남방 해역에서도 중국측 유입수의 영향으로 올해의 조사기간중에는 표층수에서 ℓ당 무려 3.8~5.9㎎이나 나왔다.
해저퇴적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금속 오염도 조사에서는 0~2㎝두께의 뻘과 흙층에서 시료 ㎏당▲카드뮴0.18▲구리15.9▲납20.1▲아연64.2▲니켈24.2▲코발트10.6㎎ 등으로 납과 아연.니켈등이 특히 많았다.
梁박사팀은 이들 중금속이 91년부터 올초까지 퇴적된 것으로 분석했다.
84년부터 87년까지 퇴적된 것으로 보이는 4~6㎝의 뻘.흙층에서도 이들 물질이 섞여있어 다년간 누적돼오고 있음을 암시해주고 있었다.
서해가 이처럼 오염된 것은 중국의 동해안에서 서해로 유입되는연간 1백54억t의 오수중 80%가 공업폐수로 이중 10%만 정화처리되고 있을 뿐 나머지는 그대로 방류되고 있기 때문.
梁박사는 『최근 국제학회에서 보고된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발해와 서해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연간총량은 원유 약 1천t을비롯해 화학적 산소요구량(COD)기준으로는 6백78만t이나 된다』고 말했다.〈표 참조〉.
해양연구소 해양화학연구그룹의 이동섭(李東燮)박사는 『우리나라와 중국사이는 평균수심 50m 정도로 얕은데다 호리병 모양의 반폐쇄성 해역이라 오염물질의 누적이 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양연구소 관계자들은 서해오염방지를 위해 양국간 공동조사에 의한 환경평가를 거쳐 폐기물 투기해역의 지정과 용도를 결정해야하며 중국과의 공동관측망 운영및 상호자료교환.공동환경평가 제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李起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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