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과감한 사업다각화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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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풀무원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자연식품과 건강보조식품으로 식품업계에 돌풍을 일으켜온 풀무원은 최근 우동전문업체인 털보네식품의 주력공장인 충북 음성공장을인수하면서 과감한 사업다각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풀무원은 서울 압구정동에서 무공해 식품가게로 출발한지 10년만에 풀무원식품.풀무원샘물.찬마루생면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릴 정도로 급성장했으며 이번 털보네 공장 인수를 계기로 「자연.건강.생활」관련사업을 망라하는 종합그룹으로 발돋움하 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풀무원이 이처럼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데는 나름대로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는 사연을 무시할 수 없다.
풀무원의 역사는 반체제목사로 유명했던 원경선(元敬善)씨가 지난 55년 경기도 부천에 세운 풀무원농장(75년 양주로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元목사의 아들인 원혜영(元惠榮.현 민주당국회의원)씨가 여기에서 기른 야채와 곡식을 직접 내다파는 풀무원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을 81년 압구정동에 세워 운영했다.
압구정동 가게는 공해의 심각성이 부각되는 시대적 상황을 만나「무공해」「무농약」이란 이미지로 삽시간에 소비자들에게 파고들었고 元의원의 친구 남승우(南承祐)사장이 84년 경영에 참여하면서 풀무원은 운동권출신 가게라는 인상을 씻고 기 업으로서의 틀을 본격적으로 갖추기 시작했다.기업의 길로 들어선 풀무원은 국내 굴지의 식품업체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매년 급성장을 거듭했다.元의원이 일궈놓은 신선한 이미지와 南사장의 현대적 경영기법이 조화를 이루면서 매출액이 84년 7천8백만원에서 86년 80억원,88년 2백억원,92년 1천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풀무원은 그러나 작년부터 신장세가 다소 주춤해지자 새로운 활로모색에 나서고 있다.수도권에 편중돼 있는 판매망을 지방으로 확대하기 위해 부산.대구.대전을 비롯한 10여개 지역에 냉장물류센터를 세우고 미국.뉴질랜드에 해외공장 건설계획 을 추진하는등 판로개척을 서두르고 있다.화장품.생활용품.레저.관광.
실버산업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南사장은 『사업영역을 꾸준히 넓혀나가 오는 2000년까지 취급품목을 현재의 80개에서 1천여개로 늘리고 매출액도 1천5백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李鍾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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