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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팬들 입국허가 요구에 뜨거운 찬반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수 유승준의 입국을 허가해달라’는 동정론이 일부 팬들 사이에서 일면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유승준은 2002년 병역 기피 혐의로 입국금지 조치를 받은 뒤 5년째 한국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최근 7집 앨범을 발표한 유승준은 14일 ‘잊지 못해서(Missing U)’ 뮤직비디오를 국내 일부 포털사이트에 공개했다. 입국금지 5년여의 심경이 담겨 있는 이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10만여 건을 기록하고 30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유승준의 활동 재개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는 연일 찬반토론 열기로 뜨겁다. 네티즌 ‘rkd2jjang*’ 은 “이제 그에게도 한국땅을 밟아 좋은 노래를 들려줄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아쵸비’는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서 다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한 네티즌은 “복귀 여부는 둘째 문제고, 왜 아직까지 이토록 많은 이들이 반감을 갖는지 깊이 생각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병무청은 2002년 유승준이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앞두고 공연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기피했다며 법무부에 입국 규제를 요청했다. 당시 법무부는 유승준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호 3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입국금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유승준 측은 청와대ㆍ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선처를 호소하고 법무부에 탄원서까지 제출했으나 ‘입국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이 일어나는 등 여론은 싸늘하기만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3년 7월 튜브레코드 등이 ‘유승준의 입국 거부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진정에 대해 “기본권 침해가 없다”며 기각했다.

방송가에서도 요즘 그의 복귀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가수 성시경이 ‘유승준의 입국 금지를 반대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데 이어 20일 음악 전문채널 MTV는 유승준 컴백 논란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앨범 제작사 ‘마스터플랜’ 이종현 대표는 “입국 금지 처분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을 아이러니한 사건”이라며 “한국적 정서에 휘둘려 유승준을 너무 가혹하게 다뤘다”고 말했다. 가수 춘자는 “용서 받지 못할 죄는 없다. 사람인지라 실수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도 “그러나 자신이 ‘애국자’라고 말을 하고 다녔기에 더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의견은 엇갈리지만 찬반 입장을 막론하고 “유승준이 군에 가겠다고 했으면서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 대한 실망감이 배신감과 분노로 바뀌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양쪽 모두 공감하고 있다. 유승준은 2001년 허리 디스크 수술 후 공익근무요원 근무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연예인에게 권력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닌 대중의 지지이며, 대중이 유승준에게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 지지를 거두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합당한 벌이 될 것”이라면서 “팬들도 유승준의 복귀를 동정론으로 몰아가기보다는 이 문제를 공론화해서 대화의 장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승준은 영리 목적의 입국이 불허된 상태이기 때문에 일부 팬은 "그럼 관광 비자로 들어오면 어떤가"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유승준은 현재 비자의 종류와 관계 없이 한국에 입국할 수 없으며, 관광비자도 받을 수 없다”고 밝혀 팬들의 요구와 상관없이 국내에서 그의 모습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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