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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리포트] "1위 업체와 특허 분쟁이 되레 호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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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조명기구의 역사가 바뀌고 있다. 100여 년간 1등 자리를 내놓지 않던 백열전구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때문이다. 백열전구에 비해 밝은 데다 수명도 길고, 전력 소모량은 적다. ‘꿈의 전구’인 셈이다.

LED 제조 전문기업이 서울반도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태양광 사업의 미래를 보고 동양제철화학에 투자한 것처럼, LED 사업의 전망을 높게 평가해 서울반도체에도 투자했다. 9월 말 현재 보유 지분은 15.38%. 이정훈 대표(39.17%)에 이은 둘째 주주다. 연초 1만원에도 못 미치던 주가는 6월 중순 3만5000원 선을 넘어섰다(9월 18일 무상증자 100% 감안한 수정주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로 지난여름 급락하기도 했지만 9월엔 상승세를 지속해 사상 최고가(3만7700원)를 경신했다. 그러나 문제는 실적이었다. 3분기 실적 우려로 이후 주가는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뚜껑을 연 3분기 실적은 역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67억원, 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03%, 116.1%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치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4분기 실적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대신증권 김강오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친 이유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비용이 2분기보다 15.6% 늘어난 데 있다”며 “4분기에는 자동차·조명 등 LED 매출 비중 증가로 매출액은 3분기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 주가는 3만8000원. 대우증권 박원재 연구원도 “4분기부터는 다시 성장 추세를 회복해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라며 “서울반도체는 글로벌 LED 업체로 성장하는 초기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가열되고 있는 특허 분쟁도 주가에는 오히려 호재라는 평가다. 서울반도체는 이달 초 LED 업계 최대 기업인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을 상대로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텍사스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니치아 측은 특허 침해가 아니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9월에는 니치아가 서울반도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승호 연구원은 특허 분쟁과 관련, “이는 서울반도체의 높은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 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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