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터넷 살인 모의 '해결사 카페' 적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인터넷에 '해결사'란 카페를 차린 뒤 고등학생에게서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살해 계획을 세웠던 대학생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1일 부산 모대학 법대 4학년 金모(25)씨를 살인음모 혐의로 구속했다. 金씨에게 또 다른 청부살인을 의뢰하고 범행을 모의한 혐의로 鄭모(22.여)씨는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부모 살인을 의뢰한 고등학생 孫모(17.2년)군은 불구속 입건됐다.

金씨는 지난 5일 孫군으로부터 "병든 친어머니를 돌봐주지 않는 아버지(46)와 계모(46)를 살해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두 사람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가 10일 경찰에 검거됐다.

孫군은 金씨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무엇이든 해결해 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차린 카페를 보고 e-메일로 범행을 부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孫군이 "두 사람을 죽여주면 아버지가 가입해 있는 생명보험 보험금을 타서 사례비를 주겠다"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金씨는 孫군에게 "가스누출로 인한 폭발 등 안전사고로 위장, 두 사람을 살해해 주겠다"는 e-메일까지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孫군이 학생인 데다 친어머니와 함께 살고 싶다는 충동으로 범행을 부탁한 점을 참작해 불구속했다"고 밝혔다.

金씨는 또 지난해 12월 말 카페를 방문한 뒤 연락을 해온 鄭씨로부터 "배신한 옛 애인의 부인을 살해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金씨는 지난달 중순 鄭씨를 만나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현금 1천만원을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鄭씨는 1천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2백50만원은 은행 대출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金씨가 '2백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어 카페를 열어 무엇이든 해결해준다고 하자 청부살인.폭력 등을 의뢰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 범행을 모의하고 돈까지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金씨가 범행을 위해 e-메일로 10여 차례에 걸쳐 鄭씨와 모의를 했으며, 이달 중순 범행을 할 계획이었다"며 "살해 방법을 제시하고 돈까지 받은 것은 살인음모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사이버 순찰을 하던 경찰의 전자우편 추적에 꼬리가 잡혔다.

한편 경찰은 金씨에게 폭력과 휴대전화 추적 등을 의뢰한 다른 6~7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